SK 에이스 김광현의 후반기 부진 이유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31일 05시 45분


코멘트
SK 김광현이 시련의 2015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주저앉을지, 정신적으로 더욱 강력한 투수가 될지는 온전히 김광현의 몫이다. 스포츠동아DB
SK 김광현이 시련의 2015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주저앉을지, 정신적으로 더욱 강력한 투수가 될지는 온전히 김광현의 몫이다. 스포츠동아DB
‘빈 글러브 태그’ 사건 이후 자신과의 싸움
29일 kt전 8실점 등 후반기 방어율 4.73 부진
SK “심리적 상처 커…정신력으로 이겨내야”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27)은 29일 수원 kt전에서 올 시즌 최소이닝(1.2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5안타 5볼넷으로 8실점했다. 패전(11승3패)으로 승률 1위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방어율은 3.77까지 나빠졌고, SK의 연승도 ‘3’에서 중단됐다. 김광현의 상징성을 생각할 때, 에이스가 출격하는 날 SK가 이기지 못하면 충격파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SK가 5위를 향한 실낱희망을 놓지 않으려면 김광현의 압도적 피칭이 전제조건인데, 불안요소가 노출되고 있다.

● 떨치지 못하는 특정구단 콤플렉스

올 시즌 김광현의 6실점 이상 경기는 5게임이다. 이 중 3차례가 kt전이다. kt전 5경기에서 2승을 거뒀으나, 23이닝 24실점(23자책점·방어율 9.00)에서 드러나 듯 이기지 못한 경기에선 뭇매를 맞았다. 특히 수원 kt위즈파크 방어율은 21.00(6이닝 14자책점)에 달한다. 또 김광현은 최근 2년간 두산을 상대로 1승도 없다. 지난해 4경기에서 2패에 방어율 5.87을 기록했고, 올해 5월 17일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자 SK는 김광현을 두산전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김광현이 삼성, 넥센, 롯데 등 타력의 팀을 만나서는 압도적 구위를 뽐내기에 불가사의하다.

● 아직도 ‘빈 글러브 태그’ 사건의 내상 있나?

김광현의 전반기 방어율은 3.47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4.73으로 치솟았다. 7월 9일 대구 삼성전에서 돌발적으로 터진 ‘빈 글러브 태그’ 사건 이후 2차례에 걸쳐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한번은 팔꿈치 통증, 또 한 번은 어깨 담 증세였다. SK 내부에선 “사건 이후 김광현이 심리적 상처를 안 입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본의와 무관한 오해 속에서 침묵해야 하는 답답함이 밀려왔겠지만, 거기에 얽매여만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에이스의 숙명이다. 악재 속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려는 의욕이 앞서는 것이 결과적으로 안 좋았다고 볼 수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심리적 부분”을 강조한다. 그러나 어찌 보면 심리적 문제가 더 치유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SK 코칭스태프의 ‘배려’는 김광현의 회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이 정신적으로 무장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김광현 개인의 시련에 그치지 않고, SK와 더 나아가 KBO리그를 위해 지켜봐야 할 투수이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