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로저스 1군 제외’ 미스터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31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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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달러 이상을 들인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사진)가 돌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김성근 감독의 입만 바라보는 한화의 현실이다. 스포츠동아DB
100만달러 이상을 들인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사진)가 돌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김성근 감독의 입만 바라보는 한화의 현실이다. 스포츠동아DB
치열한 5위 전쟁 중 돌발…구단 “체력안배 휴식”
28일 전격 1군 말소…김성근 감독은 이유 함구
강판 후 덕아웃서 거친 행동에 대한 경고 추측
1승이 절박한 한화…로저스 대안 찾기 시급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한화의 특급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느닷없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이후 사흘째 그 이유를 함구하고 있다.

28일 마산 NC전에 앞서 로저스의 1군 등록이 전격 말소됐다. 리그를 평정할 만한 용병의 등장으로 달아오르던 열기가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 로저스는 엔트리 말소 전날인 27일 마산 NC전에서 선발 6이닝 3실점으로 첫 패전을 안았지만,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투구수가 120개를 넘긴 7회 집중적으로 실점했고, 애매한 심판 판정까지 겹쳐 투구 내용이 불안정해졌을 뿐이다. 그렇다고 심각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로저스는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1군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다.

로저스의 엔트리 제외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던 이유가 있다. 로저스는 이달 초 한화에 중도 합류한 뒤 5경기에 등판해 3번의 완투승(완봉승 2회)을 올렸다. 경기당 8이닝을 소화하면서 불안했던 선발진과 과부하에 시달린 불펜진에 숨쉴 구멍을 틔워줬다. 또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록뿐 아니라 마운드에서의 존재감과 위력도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한화는 5강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리그 전체에서 가장 위력적인 선발투수 한 명을 전력에서 제외한 것이다.

한화 구단은 공식적으로 “그동안 로저스에게 피로가 많이 쌓였다. 체력 안배와 휴식 차원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체력 안배’와 ‘휴식’이라는 단어는 1승을 위해 매 경기 온 힘을 쏟아 부어온 한화의 올 시즌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로저스가 27일 경기에서 강판된 뒤 덕아웃에서 글러브를 던지면서 팀 분위기를 해친 데 대한 경고 차원의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가 아무리 그동안 좋은 활약을 해왔다 해도 팀 내규는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로저스의 엔트리 제외를 지시한 김성근 감독은 30일 잠실 두산전까지 계속해서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걸렀다. 여러 가지 억측이 뒤따르는 이유다.

일단 한화는 로저스가 복귀할 때까지 빈 자리를 채울 대안을 당장 찾아야 한다. 안 그래도 선발진이 튼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더 급하다. 1년간 한 마음으로 바라온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1승, 1승이 소중한 시기다. 한화는 로저스 없이 남은 일주일을 어떻게 지나갈까. 해답은 김 감독의 머리 속에 있다. 그리고 김 감독은 아직 말이 없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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