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세지는 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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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등 베테랑 든든한 지원… 젊은 후배들 마음껏 상대 휘저어
캡틴 기성용은 선후배 융화시켜

갈수록 강해진다. 수비도 공격도 경기를 할수록 힘이 넘친다.

‘슈틸리케호’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4일 호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했다. 최종 모의고사로 볼 수 있는 이 경기에서 한국은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공격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김진수를 포함한 포백라인의 호흡이 맞지 않아 상대의 역습을 자주 허용했다.

한국은 10일 오만전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에 돌입했다. 쿠웨이트(13일), 호주(17일)를 잇달아 1-0으로 꺾고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8강전에서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격파했다. 조별리그와 달리 연장전을 치러야 했지만 연장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상대를 압도했다. 이라크와의 4강전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연장전처럼 시종일관 한국이 지배한 경기였다.

축구 대표팀은 왜 갈수록 강해지고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완벽한 신구 조화’를 이유로 꼽았다. 차두리(35), 곽태휘(34) 등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덕분에 손흥민(23), 김진수(23), 남태희(24) 등 젊은 선수들이 마음 놓고 상대 진영을 휘저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 후반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을 70m가량 단독 돌파한 뒤 손흥민에게 자로 잰 듯한 ‘택배 어시스트’를 해 골로 연결시킨 것은 대표팀 맏형과 막내가 보여준 한 편의 그림이었다. 차두리와 띠동갑인 손흥민은 “경험 많은 형들, 나이 많은 형들이 뒤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니까 마음이 편하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어린 선수들도 편하게 경기하는 데 형들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캡틴’ 기성용(26)이 선후배 사이의 가교 역할을 훌륭하게 해 주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대표팀을 지탱해 온 해외파 이청용(27)과 구자철(26)이 조별리그에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성용이 큰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나이와 출신 리그를 불문하고 ‘선수단 전원의 주전화’를 이뤄내 팀을 융화시킨 것이 대표팀을 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이자 ‘황금 세대’로 불렸던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현역으로 뛸 때)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짐을 후배에게 물려줘 미안했는데 정말 잘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슈틸리케호가 난관을 극복하며 강해졌다. 지금 한국은 완전히 힘을 얻었다. 어느 팀을 만나도 무너지지 않을 수준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한국#차두리#기성용#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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