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잠잠한 AI…“안심 일러…이달 중순~내달 말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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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9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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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이후 저병원성 27건 확인…고병원성 판정 無
매년 11월에 창궐, 지난 겨울 살처분만 600만 마리

매년 늦가을부터 가금농가를 긴장시키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올해는 다행히 잠잠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전국 곳곳의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속에 거의 매일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어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AI 발생 추이를 보면 대체로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11월 발생이 가장 많았지만 2015년에는 9월에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11월 전북 고창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를 시작으로 올 3월까지 약 600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매년 11월이면 어김없이 창궐했던 AI는 이달 들어서도 잠잠한 분위기다. 다만 철새도래지 곳곳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이 이어지고 있다. 올 10월부터 이달 6일까지 야생조류 H5·H7형 AI 항원이 검출된 사례는 총 27건이며, 이중 11월 20일 이후 약 56%인 15건이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발병하고 있지 않은 1차적인 이유로 강화된 차단 방역을 꼽았다. 정부는 올 겨울 조사 대상 철새도래지를 기존 88개소에서 96개소로 확대해 매일 소독과 예찰을 강화하고 전국 가금농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특별방역대책을 10월부터 실시 중이다.

다만 아직 경계를 늦추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 대만, 러시아 등 34개국에서 49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해외에서 유행한 AI 유형의 66%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유형(H5N6형 및 H5N8형)과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겨울 국내 도래하는 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AI 발생이 증가했던 만큼 긴장의 수위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도 올겨울 AI가 잠잠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달 중순부터 내년 1월말까지를 가장 위험한 시기로 보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AI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범으로 알려진 가창오리가 전국 철새 도래지를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채취한 AI 바이러스가 모두 ‘저병원성’으로 판명됐지만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나올 경우, 매년 가금농가에 빠른 속도로 전파됐던 점도 방역 태세를 늦춰서는 안되는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방역태세 강화와 함께 올 겨울 H5·H7형 AI항원이 저병원성으로 확진된 경우에도 검출지역에 7일간 소독과 예찰을 유지하는 등 예방적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또 발병 이후 확산을 막기 위해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가금농장에 H5·H7형 저병원성 AI 발생시 발생농장과 인접농장 모두에 살처분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AI 발생에 앞서 차단 방역의 수위를 높인 조치가 효과를 보고 있다”며 “매년 AI 창궐로 많은 피해가 이어지면서 방역에 대한 가금 농가와 계열사의 의식이 변화한 부분도 예방적 효과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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