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올라 좋은데…고용보험 오른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1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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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육아휴직 첫 석 달간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월 150만 원으로 50만 원 늘어난다. 지급 기준도 월 통상임금의 40%에서 80%로 높아진다. 이런 내용의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육아휴직급여 대부분을 고용보험기금에서 부담해야 해 재정 고갈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월 통상임금이 200만 원인 육아휴직자는 지금까지 통상임금의 40%인 80만 원만 받을 수 있었지만 9월부터는 첫 석 달간 15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통상임금 200만 원의 80%는 160만 원이지만 상한액이 150만 원이기 때문에 이 이상은 받을 수 없다. 시행일 전에 육아휴직에 들어간 사람에겐 9월 1일 이후 남은 기간만 새 기준을 적용한다.

2001년 월 20만 원 정액으로 도입된 육아휴직급여는 2011년 월 통상임금의 40%, 상한액 100만 원으로 인상된 뒤 지금까지 유지돼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육아휴직급여를 월 통상임금의 80%, 상한액을 200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공약보다는 상한액이 50만 원 줄어든 것이다.

공약이 후퇴한 이유는 고용보험기금의 고갈 우려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아빠의 달 제도를 도입하면서 일단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하되 추후 정부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육아휴직급여 예산으로 매년 700억 원 정도만 배정할 뿐 수년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육아휴직급여 규모는 올해만 약 1조 원이지만 기재부는 올해도 900억 원 정도밖에 편성하지 않았다. 나머지는 모두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출해야 한다. 결국 이대로 가다간 고용보험료 인상이 불가피 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상한액 추가 인상 여부는 고용보험기금 상황 등을 감안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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