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택시대란 없었다…“오전 운행뒤 오후 집회 참여”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9시 18분


코멘트

법인택시 “하루벌어 사는데 무작정 파업은 생존문제”
출근시간엔 새벽교대 택시들 많아 정오쯤 대란 가능성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택시 운행 중단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 News1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택시 운행 중단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 News1
전국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18일 운행중단을 예고했지만 우려됐던 출근길 ‘택시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께 서울역, 강남, 영등포 등 서울 시내 주요지역 택시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의 경우 대기하고 있는 택시는 평소보다 줄어 보였지만, 탑승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근처에도 ‘빈차’ 표시등을 켠 택시나,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은 눈에 덜 띄었지만 어렵지 않게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영등포구에 사는 시민 강모씨(34·여)는 “파업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잘 안 잡히면 어쩌나 생각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새벽 4시 교대택시들…“무작정 파업은 쉽지 않아”

이날 오전에 운행중인 택시들은 대부분 새벽 3~4시께 교대를 한 뒤 나왔다. 이 때문에 오전 4시부터 운행중단이 예상됐지만 새벽부터 생업 현장에 나온 택시기사들의 의견은 예상과 달랐다. 운행중단을 선언했지만 실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한모씨(60)는 “3만명이 파업하는 그림을 그리긴 했었는데, 3000명 정도를 예상한다”며 “전체 기사 150명 중에 10명 정도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회사소속 기사들 모두 나가는 계획이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휴무를 하는 것과 같다보니 집회 참여를 종용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구 근처에서 운행을 하고 있던 택시기사 박정기씨(60·남)도 “3만명이나 모일지 모르겠다”며 “택시기사들은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카풀 자체는 반대하지만 파업한다는 이미지를 줘봐야 택시기사한테 좋을 게 없을 것 같다”며 집회참석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개인택시는 물론이고 법인택시는 당장 매일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이 있어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오히려 오전 운행하고 집회 참석할 수도…정오 이후 대란 우려

하지만 이날 기사들이 오전 운행을 한 뒤 서울 광화문서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집회에 참여하게 되면 낮 12시 이후 택시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지역 한 택시법인은 정오까지 운행 후 택시를 회사 차고지에 입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곳도 있다.

동대문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씨(61)는 “정오부터 운전대를 놓고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라, 오전 11시 이후부터 거리에 택시가 없을 수도 있다”며 “정오 이후에 운행하다 걸리면 망치로 (택시를) 다 때려부술 거라고 했다는 회사도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25년간 택시운전을 했다는 강모씨(68·남)도 “우리의 생존권을 찾기 위해 나와서 하는데 너희는 돈을 버냐 이런 생각”이라며 “함께 생존권을 찾아야지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싸우고 이런 건 있을 수 없다”며 집회참가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서울의 개인택시업계는 조합을 중심으로 집회 당일 차량운행 중단을 결의했다. 서울지역에 개인택시는 4만 9242대, 법인택시는 2만 2603대 운행되고 있다. 법인택시조합인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공식 성명을 통해 “전국단위 조합의 지침에 따라 자발적으로 운행을 중단하고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