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6명 사망… 전북 살인진드기 ‘주의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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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면 설사, 근육통 등 증상… 백신 없어 치사율 20% 웃돌아
풀밭에 앉을 때는 돗자리 사용… 긴 옷, 장갑 착용 피부노출 줄여야

전북에서 야생 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확진 환자가 또 발생해 야생 진드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시에 사는 A 씨(60·여)가 10일 발열 등 증상을 보여 13일부터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진드기 매개 질환을 의심, 환자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SFTS 확진 판정을 내리고 A 씨를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 중이다. 허벅지에 진드기 물림 자국이 있는 A 씨는 최근 기르는 개 2마리의 몸에서 진드기를 잡고 인근 텃밭에서 일한 것으로 확인돼 개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보건 당국은 설명했다.

올 들어 전북에서만 9명의 SFTS 환자가 발생해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국적으로는 91명의 환자 가운데 18명이 숨졌다. 전북에서는 5월 16일 완주군 소양면에서 70대 여성이 SFTS 감염으로 처음 숨졌고, 6월 2일 부안군 숲에서 벌초 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올 들어 완주 지역에서만 5명의 환자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국내에서는 2013년부터 SFTS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확진 환자는 2013년 36명(사망 17명), 2014년 55명(사망 16명), 2015년 79명(사망 21명), 2016년 165명(사망 19명), 지난해 272명(사망 54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SFTS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다. ‘살인 진드기’라고 불리는 ‘작은소피참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한다. 진드기는 동물에 붙어 피를 빨아 먹는데 이때 피부에 상처를 내고 마취 성분과 함께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넣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산과 들의 풀밭에 서식하며 갈색을 띤다. 평상시 크기는 2∼3mm이지만 피를 빨았을 때는 10mm까지 커진다. SFTS 바이러스 보유 진드기는 전체의 0.5%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게 물리면 1, 2주 잠복기를 거친 뒤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는다. 이후 설사를 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의식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사망하기도 한다. 아직 백신이 없어서 치사율이 20%를 웃돌 정도로 치명적이다. 유사한 증상을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야외에서 무심코 잔디밭에 드러눕거나 앉는 행동을 삼가하고 풀밭에 옷가지를 놓아두는 것도 위험하다. 풀밭에 앉을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고 이후 깨끗이 씻어 말리는 것이 안전하다.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SFTS 바이러스에 주로 감염되는 연령층은 50대 이상이고 농·임업 종사자 비율이 높다”며 “밭이나 숲에 갈 때는 작업복과 긴 옷, 장갑, 장화를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며 돌아오면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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