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0회 전국체전땐, 北 전역서 참여하게 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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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DMZ페스티벌 개막식 참여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영국 인디레이블
 ‘쿠킹바이닐’ 마틴 골드슈밋 회장(왼쪽)과 ‘음악과 평화, 그리고 서울’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이 콘퍼런스는 이날 개막한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첫날 행사였다. 오른쪽은 사회를 맡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영국 인디레이블 ‘쿠킹바이닐’ 마틴 골드슈밋 회장(왼쪽)과 ‘음악과 평화, 그리고 서울’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이 콘퍼런스는 이날 개막한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첫날 행사였다. 오른쪽은 사회를 맡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왜 강원도에서 행사를 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위협은 서울 도시경쟁력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입니다. 그래서 평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제1회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DMZ페스티벌) 개막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DMZ페스티벌은 ‘음악은 평화의 열차를 타고’라는 주제로 이날부터 24일까지 열리는데, 마지막 이틀은 강원 철원군 민통선 안이 무대다. 남북 교류를 통한 평화 정착이라는 박 시장 3기 시정(市政)의 핵심 주제를 관통하는 축제다.

이날 오전 각색의 크고 작은 컨테이너 61개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창동61 2층 레드박스. 가로 26.6m, 세로 11.9m, 484.5m³ 규모의 컨테이너 안에서는 낮은 조명을 뚫고 홍익대 앞 클럽에서 들릴 법한 저음의 비트가 쿵쿵거리며 노래가 흘렀다. “피스 트레인, 피스 트레인, 피∼ 피∼ 피스 트레인!”

2016년 서울지하철 1·4호선 창동역 앞에 만든 음악공연 중심 공간 플랫폼창동61은 축제장이 됐다. 개장 2주년 기념 ‘창동 컬처스테이션’ 행사와 함께 DMZ페스티벌이 시작했다.

DMZ페스티벌은 세계 최대 음악축제인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기획자 마틴 엘본이 제안했다. 엘본은 지난해 10월 DMZ투어를 통해 민통선 안쪽 군사분계선을 둘러본 뒤 서울시에 ‘DMZ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페스티벌을 열자’고 말했다. 시는 그를 공동조직위원장으로 모셨다.

박 시장은 첫날 행사인 ‘DMZ 피스트레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유명한 영국 인디레이블인 ‘쿠킹바이닐’ 마틴 골드슈밋 회장과 ‘음악과 평화, 그리고 서울’을 주제로 대담했다. 당초 대담자는 엘본이었지만 그가 탄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이날 오후 연사로 예정된 골드슈밋 회장이 대신했다.

두 사람은 골드슈밋 회장이 공동 기획한 ‘팔레스타인 뮤직 엑스포 2018(PMX 2018)’을 화두로 대화를 풀어 나갔다.

박 시장은 “PMX 2018 얘기를 듣고 ‘프렌드(친구)!’라고 했다. 서울은 일제강점기 분단 독재 같은 고통을 겪어 세계 여러 도시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다. 케이팝 열풍도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가 음악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골드슈밋 회장은 “팔레스타인 음악을 소개하면서 테러리스트의 나라로만 생각하던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자체가 저항이다”고 말했다.

대담 중간 1970년대 반전(反戰)곡으로 유명한 존 레넌의 ‘이매진’과 에드윈 스타의 ‘워(War)’가 흘렀다. 각각 박 시장과 골드슈밋 회장이 평화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곡으로 꼽았다.

박 시장은 대담의 상당 부분을 남북교류 협력의 중요성과 서울시의 역할에 할애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큰 길을 열어주면 지방정부가 내용을 채워 나가겠다. DMZ페스티벌이 조만간 평양에서 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동강 수질 개선, 평양 공공주택 건설, 남포항 개·보수 같은 북한 주민의 삶을 바꾸는 일은 서울시가 더 잘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현재는 스포츠와 문화예술 교류에 중점을 둬서 내년 100회를 맞는 전국체전에 북한 전역에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에선 1970년대 중반 영국 펑크록 그룹 섹스피스톨스의 베이시스트 글렌 매틀록이 ‘저항음악과 평화를 위한 예술행동’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기도 했다. 23, 24일에는 철원군 민통선 마을에서 펼쳐진다. 23일 오전 9시 반 서울역에서 평화열차를 타고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향한다. 철원 고석정과 월정리역, 옛 조선노동당사에서 강산에,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해 일본, 팔레스타인 등 7개국 34개 팀이 공연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내년 100회 전국체전#북한#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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