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작품’ 경남도서부청사 어떻게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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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경남 진주시 월아산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개청한 경남도서부청사. 기능과 역할 조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경남 진주시 월아산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개청한 경남도서부청사. 기능과 역할 조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행정효율과 공무원 근무여건을 따지자면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6·13지방선거에 나선 경남도지사 후보 3명은 경남도서부청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존치’에 무게를 둔다. 진주 등 서부 경남의 표심(票心)을 의식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남도청공무원노조와 서부청사에 근무하는 상당수 직원이 기대하는 ‘합리적 조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면밀한 검토 필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자유한국당 김태호,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는 경남도청공무원 노조의 질의에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이며, 공무원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업무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상태에서는 공무원의 불편을 줄이고 본청과의 원활한 업무추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각 후보들이 핵심을 비켜가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는 셈이다.

김경수 후보는 “도민 관점과 공직자 관점이 다를 수 있다. 서부청사 역할과 기능을 검토해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가진 정책간담회에서도 구체적인 사례분석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김태호 후보는 “협치와 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의 효과를 살펴야 한다. 근무환경 개선과 주거 안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노조 간담회에서는 서부청사에 함께 입주해 있는 ‘인재개발원’의 이전 문제를 거론했다.

김유근 후보는 “도민에게 필요하다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업무효율은 고민하면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조와의 자리에서는 서부지역 주민의 의견을 더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후보 모두 서부청사에 당장 ‘메스’를 가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소통과 출퇴근 불편, 소외감도

2015년 12월 경남 진주시 월아산로에 개청한 지하 1층, 지상 8층 연면적 2만9843m² 규모의 서부청사에는 경남도 3개국(서부권개발, 농정, 환경산림)과 보건환경연구원, 인재개발원이 입주했다. 도청 전체 직원의 15%인 34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진주에 임시 숙소를 마련하거나 아예 이사를 한 인원을 제외한 120여 명은 창원, 김해, 진해 등지에서 통근을 한다. 통근 버스는 4대가 다닌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 고속도로 통행료(승용차 기준 왕복 6800원)와 차량 기름값도 만만찮다. 서부청사의 한 직원은 “매일 왕복 150km를 2시간 반가량 오가는 데 따른 불편과 위험, 본청과의 의사소통, 소외감도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발전에 서부청사가 기여하는 효과를 두고도 논란은 있다.

경남도서부청사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대표적인 ‘흔적’이다. 개청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않았다.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한 뒤 남은 공간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추진했다. 진주에 있던 경남도청이 1925년 부산으로 이전한 점을 부각하며 지역민 정서도 자극했다. 창원지역에서는 기관 이전에 따른 반대도 있었지만 경남도의 강력한 드라이브에다 창원광역시 승격 캠페인이 맞물리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개청을 위한 리모델링과 사무실 재배치, 이사 등에 200억 원이 쓰였다.

신동근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새 도지사가 취임한 이후 서부청사 운용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고 나면 어떨지 모르지만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6·13지방선거#경남도지사#경남도서부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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