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35년간 ‘외항 화물운송’ 외길… 해운업계 ‘100년 기업’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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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금양상선

2016년 5월 중국 치동조선소에서 열린 금양1호 진수식. 금양상선 우방우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회사 임직원들이 진수 장면을 보고 있다. 금양상선 제공
2016년 5월 중국 치동조선소에서 열린 금양1호 진수식. 금양상선 우방우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회사 임직원들이 진수 장면을 보고 있다. 금양상선 제공
국내 해운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의 대표 기업인 한진해운이 무너질 정도로 위기감이 심각하다. 여기에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활로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세찬 파도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헤쳐 가는 기업이 있다. 부산 중구에 본사를 둔 금양상선이 주인공이다. 1982년 12월 설립된 금양상선은 35년간 ‘외항 화물운송’을 고집해 온 향토 해운회사다. 업계에선 ‘작지만 강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금양상선 창업주인 우방우 회장(81)은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게 비결”이라며 “현금 흐름이 막혀 위기가 닥칠 때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켰던 덕분에 신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금양상선의 기업이념은 신속하고 안전한 운송서비스, 화주와의 상생, 성실 납세,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이다. 우 회장은 “중소기업도 자생력을 갖춰야 경기 변동에 상관없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며 “35년간 쌓아온 신용을 무기로 불황 속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양상선은 포스코의 철강제품 해상운송을 주력으로 성장했다. 화물업계 큰손인 포스코와 장기 거래를 하며 보여준 실력 덕분에 다른 대기업에서도 ‘러브콜’을 보내왔다. 주요 교역국은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등이다. 자사 선박 11척과 용선(用船)을 더해 모두 20여 척을 운항하고 있다. 또 선박관리 및 대여, 선박 구입 및 판매, 수출입 운송 등 해상운송 전반에 걸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300억 원 정도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로 해운업 침체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불황이던 2016, 2017년에는 오히려 기존 노후 선박 대체용으로 선박 6척을 새로 건조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새 선박은 적화중량 3500t급에 일본 신형 엔진을 탑재해 철강 운송에 최적화했다. 화물창이 두 개로 나뉘면 길이가 긴 철강 제품을 싣기 불편하고 하역 작업도 더디다는 고객 불만을 받아들여 화물창을 한 개로 만들었다. 또 오염물질 배출량과 연료 소모량도 최소화했다. 금양상선 관계자는 “선박의 현대화로 취항 노선에서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며 “거래처를 다각화해 3년 이내에 매출액을 500억 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우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에서 존경받는 원로 상공인으로 손꼽힌다. 1997년 부산시골프협회장을 시작으로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수상스키·웨이크보드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체육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9년 대통령 동탑산업훈장, 2009년 법무부장관표장 등을 수상했다. 지난달에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모임(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앞으로 5년간 1억 원 기부를 약속했다.

우 회장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신뢰와 사회공헌을 주요 가치로 삼았다. 금양상선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동력도 여기에 바탕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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