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어시장’ 1년만에 다시 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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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재로 좌판상점 등 잿더미… 기부채납 방식 현대화 사업 추진
상인들은 어시장 입주 보장받아… 남동구, 8월까지 사업 마치기로

지난해 3월 불이 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을 철거하고 있다. 녹색 천막으로 덮인 젓갈시장은 당시 화재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함께 철거된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지난해 3월 불이 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을 철거하고 있다. 녹색 천막으로 덮인 젓갈시장은 당시 화재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함께 철거된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지난해 3월 화재가 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을 다음 달부터 다시 짓는다. 이 불로 좌판상점 332곳 가운데 244곳과 점포 15곳이 잿더미가 됐다.

15일 남동구는 총면적 3457m² 규모 1층짜리 수산물판매시설(어시장)을 만드는 현대화 사업 계획을 어시장 상인들에게 공개했다. 앞서 남동구는 국유지인 소래포구 어시장 용지(면적 4153m²)를 약 150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기획재정부와 체결했다.

현대화 사업은 기부채납 방식이다. 남동구가 용지를 제공하면 상인들이 조합을 결성해 어시장 신축비용(약 60억 원)을 부담한다. 어시장 건물 소유권은 남동구가 갖고 상인들은 어시장 입주를 보장받는다.

당초 남동구가 사업비를 모두 부담해 건물을 짓고 입주권도 갖는 공영개발을 검토했으나 상인들 반대가 컸다. 남동구는 현재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지장물(支障物·공공사업 용지에 있는 건물, 시설, 물건 가운데 사업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철거하고 있다.

남동구는 8월까지 현대화 사업을 마치고 상인들을 입주시켜 매년 가을 열리는 소래포구 축제를 정상적으로 치를 계획이다. 그동안 소래포구를 찾는 관광객들의 비판을 받은 상인들의 원산지 속이기, 바가지요금 같은 불법 상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구 관계자는 “상인들이 기부채납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면 바로 착공할 방침이다. 소래포구 어시장이 과거 명성을 되찾고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 약 330명은 현대화 사업을 반기고 있다.

상인들은 불이 난 뒤 천막 형태 상점을 지어 영업을 재개하려 했지만 남동구가 “무허가 가건물을 다시 짓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불이 난 곳에서 좌판 영업도 금지시켰다.

상인들은 지난해 9월 어시장에서 100m 정도 떨어진 해오름공원 광장에 몽골텐트 약 150개와 좌판을 설치하고 불법 영업을 강행했다. 광장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 불법주차 등의 불편과 피해가 발생한다. 영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갈등을 빚었다. 결국 올 1월 남동구는 어시장 용지 매입과 현대화 사업 계획을 결정했고, 상인들은 몽골텐트와 좌판을 자진 철거했다.

매년 평균 500만 명이 찾는 소래포구 어시장은 1930년대 사람들이 포구 주변에 대야를 늘어놓고 수산물과 젓갈을 팔면서 시작됐다. 1970년대 이런 상인들이 급증하자 천막 형태 어시장으로 바뀌었다. 이후 좌판 300여 곳이 수십 년간 무허가로 영업해 왔다. 지난해 화재를 계기로 새롭게 변신하게 되는 셈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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