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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서]구청들까지 대입컨설팅… 개운찮은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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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서]구청들까지 대입컨설팅… 개운찮은 뒷맛

김예윤 기자 입력 2018-02-09 03:00수정 2018-02-1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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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학부모들 요구로 저렴한 입시정보 준다지만
‘학벌 만능’ 부추기는 건 아닌지
6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대학을 졸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기자에게 낯익은 사이트 두 개가 종일 올랐습니다. 대학원서접수 사이트였습니다. 알고 보니 4년제 대학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약 60만 수험생과 학부모가 이들 사이트를 통해 합격 여부를 알아본 겁니다.

‘합격하셨습니다’라는 문구를 사이트에서 보기 전까지 학부모들은 대학입시정보 갈증에 시달립니다. 학부모들은 30분에 15만 원 하는 대입 컨설팅부터 200만 원 넘는 맞춤수시지원전략 컨설팅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학부모, 아니 구민들을 위해 서울시 여러 자치구는 몇 년 전부터 대입전략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종로 영등포 광진 성동 중랑구 등은 지난해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12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자체 대입전략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입시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형별 지원 전략을 알려주고 일대일 진학 컨설팅도 해줍니다. 성북구는 지난여름 수시지원 전략설명회를 열었고, 강남구는 일찌감치 5월부터 10월까지 6회 릴레이 진학·입시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고교 1, 2학년생 대상으로 전문 컨설턴트가 현재 학업 수준을 진단하고 자기소개서 구성 등을 조언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자치구도 있습니다.

이처럼 기초단체에서 무료로 또는 시중보다 저렴하게 양질의 입시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나쁘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기초단체 주민들에게는 고마운 프로그램일지 모릅니다. 반응도 좋습니다. 구청 관계자는 “가을쯤이면 구청에 ‘올해 입시설명회는 언제냐’고 묻는 어머니들 전화가 쇄도한다”며 “보통 300∼400석을 준비하는데 매번 거의 다 찬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까지 앞을 다퉈 입시설명회를 하는 것이 개운치만은 않습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관내 고교가 이른바 명문대, 혹은 서울 4년제 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킨다면 이는 고교만의 ‘영광’은 아닙니다. ‘좋은’ 고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면학 분위기가 좋다는 강남으로 이사를 덜 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자치구에도 여러모로 이익이 될 것입니다.

설마 자치구들이 대학의 서열로 20세 안팎의 삶이 결정되고 대학 가야 사람대접 받는 사회를 지향할 리는 없겠지요. 다만 그런 인식을 은연중에 퍼뜨리는 데 일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구청#대입컨설팅#학부모#대입#학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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