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택시 무임승차땐 운임의 5배 배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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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토하면 15만원 물려… “승차거부 등 먼저 개선” 지적도

앞으로 서울택시를 이용할 때 술에 취해 구토를 하거나 요금 시비를 벌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개정된 택시운송약관 때문에 자칫 수십만 원을 물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 건의한 새로운 택시운송약관이 이달 중순 신고 수리돼 2월 1일부터 적용된다. 바뀐 약관은 승객이 무임승차나 요금 지불을 거부하고 도주하면 운임의 5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택시 안에서 구토를 해 차량을 더럽히면 최대 15만 원의 세차 및 영업 손실 비용을 물어내야 한다. 승객이 기물을 파손하면 복구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고 목적지에서 하차를 거부해 경찰서(파출소)에 가면 이동거리 운임과 영업 손실 비용을 기사가 요구할 수 있다

기존 약관에도 배상을 요구할 근거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나 금액이 적혀 있지 않아 만취 승객과 기사가 시비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택시조합이 지난해 9∼11월 103개 운수회사 종사자 47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승객에 의한 피해 사례(2만5600여 건) 가운데 구토 등 차량 오염이 42%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약관 개정으로 배상 범위가 사례에 따라 구체적으로 명시돼 불필요한 다툼 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승객들이 약관을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보험약관처럼 서비스 제공자와 구매자 사이의 약속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배상 여부를 놓고 마찰이 빚어질 경우 향후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와의 조정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상금액이 지나치게 높고 시민들이 바뀐 약관 내용을 미리 알기도 어려워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택시 무임승차#택시 승차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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