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시종 차분… 팽씨 내내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市의원 국민참여재판 첫 공판
檢 “팽씨 진술 일관되고 구체적”… 金측 “돈 노린 팽씨 단독범행”

서울 강서구 재력가 송모 씨(67)를 살인 교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식 서울시의원(44)의 첫 공판이 2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정수) 심리로 열렸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김 의원은 배심원 1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살인을 교사해 실제 범행을 저지른 팽모 씨(44)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혐의를 입증할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의 변호인은 김 의원에게 뚜렷한 살해 동기가 없고 생활이 어려운 팽 씨가 돈을 노리고 저지른 단독 범행이라고 반박했다.

쟁점은 김 의원의 살해 동기였다. 검찰은 “김 의원은 피해자로부터 빌딩 용도변경을 부탁받고 2010년부터 1년 사이에 5억2000만 원을 건네받았다”며 “로비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피해자를 친구에게 부탁해 살해한 것”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해당 빌딩은 용도변경 없이도 인허가만 받으면 언제든지 호텔을 지을 수 있었다. 초선에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의원에게 그런 일을 부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 의원이 2011년 12월 20일 “새로운 시장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해 보겠다며 2억 원을 가져갔다”고 밝혔고, 변호인 측은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전인데 야당 초선 시의원이 2억 원을 로비 명목으로 달라고 해서 냉큼 돈을 내줄 송 씨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연두색 수의 차림의 김 의원은 시종일관 차분한 표정으로 양측 변론 내용을 메모했고, 팽 씨는 공판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이번 재판은 27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6일간 집중심리를 거쳐 최종 선고가 내려진다. 국민참여재판이 1주일간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현식#국민참여재판#살인 교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