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업심리… 메르스 이후 최대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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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도 4개월 연속 감소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가 18년 만에 가장 길게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들의 미래 경기 전망은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핵심 경제주체인 기업의 투자와 심리가 함께 하락하면서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6월 전체 산업생산은 5월 대비 0.7%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3월에 0.9% 감소했다가 4월(1.4%)과 5월(0.2%)에 반등하는 듯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화학제품 분야에서 부진했고, 건설업은 건축과 토목이 모두 줄어 감소율이 4.8%에 이르렀다. 미래 먹거리를 만들 6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9% 감소해 3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2000년 9∼1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홀로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 감소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75에 그쳤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한은이 내놓은 BSI는 2017년 2월(74) 이후 가장 낮았고, BSI 하락폭은 2015년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가장 컸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년 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져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합친 경제심리지수도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같은 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BSI 8월 전망치도 89.2로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한은의 조사에서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최저임금 급등이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기업심리#메르스 이후 최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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