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여가 천국” 구청 문화센터의 재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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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중국어-미술 프로그램 저렴… 공공 문화시설 이용자 붐빌듯

정보기술(IT) 업계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김정석 씨는 최근 “의무적으로 정시에 퇴근하라”는 회사의 방침이 떨어지자 가장 먼저 구청 문화센터를 찾았다. 그는 “우선 수영 강습에 등록했고, 앞으로 중국어 교실과 미술 수업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도서관이나 각종 문화원, 복지관, 수련관, 주민자치센터, 체육관 등 공공시설의 프로그램을 눈여겨보는 사람도 늘어났다. 적은 비용으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공 문화시설은 그동안에는 노인, 주부 등이 주로 이용했지만 앞으로는 퇴근이 빨라진 직장인들의 활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발표한 국민여가활성화 기본계획에서 “생활밀착형 지역 여가 공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시설의 개장 시간을 늘리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것도 정부와 지자체가 ‘주 52시간 시대’를 맞아 앞장서 준비해야 할 일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여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예술을 통한 자원봉사협회(VSArt)’는 공연장, 박물관, 극장에 가기 어려운 장애인, 노인들의 외출을 돕는 ‘오늘밤 외출합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움이 필요한 회원들에게는 정기적으로 작품에 대한 정보가 발송되고, 예산과 취향을 고려해 볼 작품이 결정되면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을 대신 해준다. 자원봉사자는 자신의 차량으로 회원을 극장 등에 데려다줬다가 공연이 끝난 후 집까지 데리고 온다. 2012년에만 6만7000명이 이 서비스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 뉴욕시에는 ‘웃음 의사’ 제도가 있다. 공인된 교육을 받은 ‘병원 광대’가 병원에 오래 머무르는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여가 성격의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장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공공 일자리와 연계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체부는 “취약계층의 여행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성별, 연령, 장애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여가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주 52시간 근무제#공공시설 프로그램#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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