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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9개월째인데 “정식 직원 아니니 유급출산휴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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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9개월째인데 “정식 직원 아니니 유급출산휴가 안 돼”

뉴스1입력 2018-02-06 08:25수정 2018-02-0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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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원 사업으로 고용해…“우리 직원 아니다”
직원 명단 시스템에서도 삭제…‘유령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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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말이 출산이라 학교에 출산 휴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리고 필요한 문서를 요청했는데 자기들은 실제 고용주가 아니라며 관련문서를 발급을 해주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5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 산하 청년예술가 일자리센터에서 일하는 이지혜씨(35)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이날도 출근을 했다. 3월24일, 출산예정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출산 휴가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월말이 되면 출산 준비를 위해 일을 쉬어야 하지만 계약만료일도 함께 걸려있어 학교를 떠나면 다시 돌아올 자리가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출산전후휴가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고용보험공단에 출산전후휴가 확인서와 지난 3개월간 임금대장을 제출해야 하지만 학교는 지혜씨가 학교에 직접 고용된 직원이 아닌 학교 산하의 산학협력단에 고용됐다는 이유로 문서 발급을 거부했다.

산학협력단에 문의해도 돌아오는 답은 학교와 비슷했다. 고용의 주체는 학교이며 협력단은 지혜씨를 직원이 아닌 연구원 개념으로 고용하고 있어 출산휴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식이다.

학교와 산학협력단 양쪽에서 고용의 책임을 미루면서 지혜씨를 포함해 산학협력단에 근무하는 직원 3명은 모두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학생들의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한 현장에서 근무하지만 정작 스스로의 일자리는 불안한,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들 약속이라 믿었는데”…말로만 고용보장

지혜씨가 근무하는 청년예술가 일자리센터는 문화체육부의 체육진흥기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학교는 최초 지혜씨를 고용할 때 학교 총장 명의로 공고를 내고 학교의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을 했다. 하지만 학교는 이후 문체부에서 인건비 등 예산을 지원받는 사업임을 이유로 지혜씨에게 학교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산하 기간인 산학협력단과 계약을 맺을 것을 요구했다. 학교가 직접 체육진흥기금을 받지 못하고 산학협력단을 통해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지혜씨는 “당시 계약을 바꾸면서 서류 적인 사항일뿐이며 고용을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구두로 약속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계약을 담당했던 학교 공무원들이 바뀌자 학교의 입장도 달라졌다.

지혜씨는 “학교가 이제는 말을 바꿔서 (우리들을) 학교직원이 아니라고 한다”라며 “학교의 공무원들을 신뢰했는데 고용보장을 하겠다면서 책임감 없이 말을 바꾸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렇게 학교는 본인들이 직접 고용의 주체가 아니며 이들이 산학협력단 소속의 직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지혜씨는 계약도 업무지시도 학교로부터 직접 받아왔다. 심지어 산학협력단도 고용의 주체는 자신들이 아니고 학교라는 입장이다.

◇계속되는 고용불안…입금체불과 직원 명단서 삭제도

지혜씨를 포함한 일자리센터 직원들이 모호한 고용상태에서 고통을 겪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예산교부가 6개월가량 늦어지면서 임금에 계속 체불 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또 고용의 주체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3명이 직원이 전부 2년 이상 근무를 했음에도 기간제법에 따른 무기계약직 전환은 논의도 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자 지난해 9월 김봉렬 총장이 비정규직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3명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2월28일 계약만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재계약 등에 대한 학교 측의 확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학교는 지혜씨 등 일자리센터 직원들의 명단을 학교 내부 시스템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지혜씨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정책 관련해서 전환 심의대상에서 배제되었으니 학교에 포함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더니 아예 명단을 시스템에서 빼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한예종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따르면 문체부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줄어 2018년 3월부터는 2명분의 인건비만 지급될 예정이라 3명의 직원 중 1명은 반드시 직장을 떠나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학교가 명확한 대답 없이 시간을 끌다가 계약해지를 빌미로 3명의 직원 전부를 해고하고 새로운 직원들을 채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혜씨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대상자에 포함된다고 생각했었는 허탈함을 느낀다”라며 “위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해봤자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지혜씨 등의 고용문제에 대해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들이 산학협력단을 통해 고용돼 학교로서는 직접 고용주로서의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당장 이 문제에 관련해서 확답을 해줄 수 없다”라며 “당사자분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장의 고용보장 발언에 대해서도 학교 관계자는 “고용보장이라는 것이 말 한마디에 바로 인건비를 만들어 채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 해보겠다는 말”이라며 “이분들에 대해서 무시하지 않을 것이고 학교가 안고 가야 할 직원들이라고 생각하고 검토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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