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강경파 2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공공노련 김주영 vs 금속노련 김만재… 대선 맞물려 강경기조 짙어질듯

 조합원 84만 명의 국내 최대 노동 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조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예년과 달리 후보 2명이 모두 강경파여서, 결과적으로 노동계가 지난해보다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8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24일 실시되는 26대 임원 선거에 김주영 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각각 위원장 후보로 등록했다. 당초 김동만 현 위원장과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이 모두 출마 의지를 밝혔지만 김동만 위원장이 불출마 뜻을 밝히고 후보 단일화가 이어지면서 2파전으로 압축됐다.

 김만재 후보는 강경파, 김주영 후보는 온건파를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만재 후보는 지난해 9월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안 추인을 위해 열렸던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분신을 시도하는 등 강경 투쟁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에도 “구속되더라도 구조조정을 막아 내겠다”라며 강경 색채를 뚜렷이 하고 있다. 김주영 후보는 보수 성향인 택시, 항운노조의 지지를 받는 등 상대적으로는 온건파다. 하지만 성과연봉제 반대 투쟁 등 노동 개혁 국면을 거치면서 강경파로 변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처럼 차기 위원장 선거가 강경파 대결로 펼쳐지면서 노동계의 ‘강경 기조’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선 국면에서 야당 후보뿐만 아니라 ‘바른정당’까지 노동계 표심을 기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강경 기조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노총은 대정부 투쟁 기조를 이어 가는 한편 대선 후보들 간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노동계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노총은 대선 때마다 주요 후보들과의 ‘정책 연대’를 통해 정치권의 지분을 확보해 왔다”라며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되면 이번에는 여당보다는 야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강경파#위원장#김주영#김만재#대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