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유상증자 위해 8월 주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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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 변경안 통과땐 1조원대 증자
노동자협의회, 구조조정 추진에 반발… 28일 거제조선소 정문 막고 파업투표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위해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자구계획에 따른 구조조정 절차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시 주총 소집을 의결했다. 이번 임시 주총은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임시 주총은 8월 19일 열린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1조5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유상증자 추진을 공식화했다. 사 측은 유상증자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중공업 발행 주식은 정관에 2억4000만 주로 정해져 있다. 이 가운데 2억3100만 주가 이미 발행돼 유상증자를 하려면 정관을 바꿔야 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1조 원 정도, 증자 방식은 제3자 배정보다는 주주 배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지분 17.62%)와 삼성생명, 삼성전기 등 그룹 계열사가 가진 지분을 합치면 24% 정도. 주주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삼성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만큼 지원에 나서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참여를 부인하고 있지만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이어 28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노동자협의회는 28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경남 거제조선소 정문을 봉쇄하고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봉쇄를 하더라도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더라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협 관계자는 “파업 돌입 시기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개표가 끝나면 소속 근로자 300여 명이 서울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상경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 조사에서 수조 원의 분식회계와 직원 비리가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은 투명 경영을 위해 노조 인사를 감사위원회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7일 노조 추천을 받아 조광래 조합원이 감사위원회에서 활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노조 인사가 감사위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내부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가칭 ‘쇄신위원회’를 만드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3사 임직원들이 자구계획에 따라 임금 반납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27일 삼성중공업 사외이사들도 고통 분담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보수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삼성중공업#유상증자#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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