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근로단축… ‘춘투 태풍’ 경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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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빅뱅, 상생의 틀을 짜자]
노동계 빅이슈 줄줄이 수면위로… “노사 대타협해 윈윈해법 찾아야”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초 회사에 통보한 노사협의회 상정안건 중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적용’을 맨 위에 올렸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노사합의서 개정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이다.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온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통상임금이란 암초를 만나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당선된 정병모 노조위원장이 강성으로 분류돼 20년 만의 노사 분규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도 뜨거운 감자다.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법정근로시간이 주당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면 상당수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 노동계 현안이 한꺼번에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국내 노사관계에 큰 진통이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임금피크제 시행,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한 연착륙을 바라고 있지만 노동계는 양보할 기미가 없다. 노사 관련 이슈를 동시에 해결하겠다고 나선 정치권도 공전을 거듭하기는 마찬가지다.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내에 구성된 노사정소위는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린 끝에 지난달 말 별다른 소득 없이 대표교섭단회의(다섯 차례)를 종료했다.

국내 상당수 기업은 이미 인건비 상승과 노동생산성 악화에 발목이 잡혀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한국GM은 글로벌 본사로부터 배정된 생산 물량이 줄어 이달부터 군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을 54대에서 35대로 낮추는 ‘생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 공장의 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생산 비중을 2003년 7%에서 지난해 54%까지 늘렸다.

전문가들은 재계와 노동계가 극단적인 충돌을 피하고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사가 유연성을 발휘해 동유럽으로 떠나려는 기업들을 되돌린 독일처럼 노사가 머리를 맞대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갈등이 없진 않겠지만 일단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고용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창덕 기자
#노사 빅뱅#현대중공업#통상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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