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송관 파열 사고, 근본 원인?…“적합 공법 미적용 다수, 사고 더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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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4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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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8시 35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푸르지오 3차 아파트 단지 부근에 묻힌 열수송관이 파열됐다. 안산시와 소방당국은 오전 1시께 복구를 마치고 온수공급을 재개했다. 뉴시스
지난 12일 오후 8시 35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푸르지오 3차 아파트 단지 부근에 묻힌 열수송관이 파열됐다. 안산시와 소방당국은 오전 1시께 복구를 마치고 온수공급을 재개했다. 뉴시스
최근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수송관(온수배관) 파열 사고에 이어 서울 목동, 경기 안산시 고잔동 등에서 같은 사고가 잇따라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 토목 전문가는 ‘관리부실’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정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원철 전(前)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장은 14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열수송관 파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과 관련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파트와 같이 주거시설이 집단화되면서 개별난방보다는 해당 시설로 열 공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해당 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에 따르면 20년 이상 된 열수송관 686km 전 구간을 대상으로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서울 강남, 경기 성남시 분당, 대구 등 총 203 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이 지점들은 열수송관 매설 지역과 인근 땅의 온도 차가 3℃ 이상이라, 지하에 묻혀있는 관의 피복·보호 장치가 상해 누수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만약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이미 관에 구멍이 뚫려 뜨거운 물줄기가 땅을 비집고 나올 위험이 높다고 한다.

조 전 센터장은 해당 조사에 대해 “민간들이 관리하는 것은 제외하고 난방공사에서 관리하는 것만 조사했다”면서 “안산 고잔동은 203곳에 들지도 않았다.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난방공사는 2년마다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난방공사, 민간 부문이 관리하는 전 구간을 매년 정밀조사 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관의 두께를 측정하거나 예측해 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문제가 되는 관 용접은 커플링 장치(용접한 부분을 보호하는 장치)를 덧씌워야한다. 이 같은 공법을 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해 토피(노후 관로를 덮고 있는 흙의 두께·현 1.5m)의 두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오후 안산에서 발생한 사고를 언급하며 “유지관리가 부실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온수관의 평균 수명은 40년이다. 그러나 관리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수명이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며 “유지관리를 잘하면 40년 아니라 50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 사고의 경우, 해당 열수송관이 2002년 고잔 신도시 조성 당시 매설된 것으로 2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파열됐다.

열수송관 사고 위험성이 높은 지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조 전 센터장은 “구체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을 만큼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또한 공개했을 때의 파장을 우려해 그런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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