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이재명 “사필귀정 믿는다”… 친정 민주당은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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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강제입원 의혹 관련 자택-신체 등 압수수색

12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택 압수수색이 종료된 직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12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택 압수수색이 종료된 직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경찰이 1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의 자택과 신체, 성남시청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짐에 따라 조만간 경찰이 이 지사를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 20분경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과 성남시청 등에 수사관 14명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권한을 남용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고, 6월 지방선거 때 방송토론 등에서 이 의혹을 부인한 혐의(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로부터 고발당한 것을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이었다.

오전 9시 50분경까지 이어진 자택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이 지사가 사용하는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이 배우 김부선 씨가 제기한 이 지사 신체의 ‘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오후 6시 11분까지 벌인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 통신기계실, 행정전산실, 정보통신과, 행정지원과 등 4개 사무실에서 서버에 저장된 전산자료들을 집중적으로 확보했다. 친형의 정신병원 입원 과정에서 이 지사가 당시 공무원 등에게 지시한 사항이 있었는지 근거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경찰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비서실장 등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압수하려고 했으나 성남시 측이 내구연한 경과로 폐기 처분해 확보하지 못했다. 그 대신 경찰은 폐기 처분한 근거를 요구했다. 앞서 경찰은 올 7월에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분당보건소와 성남시정신건강증진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성남남부지사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자택 압수수색이 종료된 이후인 오전 11시 40분 출근을 위해 아파트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사필귀정을 믿는다.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결국은 진실에 기초해서 합리적 결론이 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되지 않은 사건인데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런 과도한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도정에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오후에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뒤늦게 특검 수준의 과도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찰이 조속히 사실관계를 밝혀 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부선 씨는 오전 중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압수수색 기사 링크를 걸어놓고 “이재명 씨 처연하네요”라고 글을 올렸다가 1시간이 못 돼 “처연하네요” 부분은 삭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압수수색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당이 섣불리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인 이 지사가 스캔들에 계속 휩싸이는 것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신체까지 압수수색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이 너무 요란스럽고 자극적으로 수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면서도 “이 지사가 민주당 소속이고 대선 주자인데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우리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수원=이경진 lkj@donga.com / 박효목 기자
#이재명#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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