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옥중 사기혐의’ 주수도, 편지로 측근들에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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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분쟁 피하고 깨끗이 합의”… 대리 설립회사 경영진에 자필 서한
본인 변호사 통해 피해자 접촉도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61·수감 중)이 옥중에서 다단계 판매회사 ‘주식회사 조은사람들’의 사기 피해자들과 합의를 보려 한 정황이 21일 드러났다. 주 전 회장이 측근들을 통해 조은사람들을 옥중 경영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본보가 입수한 주 전 회장의 자필 편지에는 조은사람들 경영진에게 피해자들과 합의를 보도록 권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 전 회장의 편지는 지난해 1월 28일 교도소에 접견 온 변호사를 통해 조은사람들의 투자모집책 홍모 씨에게 보낸 것이다. 주 전 회장은 이 편지에서 “서로 대화로 합리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원만히 해결되길 바랍니다…(중략)…절대 법적분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하며, 나는 홍 씨를 믿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주 전 회장을 고소한 이모 씨(42·여) 측은 “주 전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주 전 회장과 6월 13일 접견을 한 변호인은 이 씨의 변호인에게 “현금 5000만 원과 홍 씨가 빌려간 돈 2000만 원, 광교 소재 상가의 명의를 넘겨줄 테니 민·형사 모두 깨끗하게 합의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주 전 회장 명의로 보냈다고 한다.

주 전 회장은 교도소에서 접견 변호사를 통해 전달받은 각종 업무 보고서에 자필로 메모를 해서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조은사람들 경영진에게 각종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회장의 지시는 주로 측근 한모 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는 제이유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2015년 주 전 회장의 막후 경영 의혹이 제기됐던 다단계 회사 ‘휴먼리빙’의 재무책임자 출신이다.

조은사람들 경영진에 대한 고소장은 지난해 6월 접수됐지만 검찰과 경찰에서 고소인 조사는 아직까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검찰은 이 사건을 원래 고소장이 접수됐던 수원지검에서 서울남부지검, 서울중앙지검으로 2차례에 걸쳐 이첩했다. 고소인 이 씨 등은 “추가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사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사기혐의#주수도#제이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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