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보물’… ‘영산회상도’ 등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회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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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물 구입 보관한 70대 사립박물관장 입건

2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다시 찾은 성보전’이 열려 ‘나한상’ 4점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 전주시 서고사의 이 나한상은 2004년 7월 도난됐다가 최근 경찰에 회수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다시 찾은 성보전’이 열려 ‘나한상’ 4점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 전주시 서고사의 이 나한상은 2004년 7월 도난됐다가 최근 경찰에 회수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북 청도군 용천사, 전남 순천시 송광사 등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당한 불교문화재 수십 점을 매입해 개인수장고에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서울 소재 한 사립박물관의 관장 권모 씨(7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문화재 구입을 알선한 A경매업체 대표 이모 씨(53·여)도 불구속 입건됐다.

권 씨는 198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총 20회에 걸쳐 4억4800만 원을 주고 청도군 대비사 ‘영산회상도’(1988년 도난) 등 조선시대 중·후기에 만들어진 불교문화재 48점을 구입했다. 문화재청에서는 제작 시기와 학술적 의미를 감안했을 때 해당 문화재 중 10점 이상이 향후 보물로 지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5월 경매에 출품됐던 청도군 용천사의 불화 ‘영산회상도’(2000년 도난)는 경매 시작가가 3억5000만 원, 추정가가 6억∼7억 원으로 책정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권 씨의 범행은 그가 대출 담보로 설정해둔 도난 문화재 5점이 채권자에 의해 경매에 출품되면서 들통 났다. 권 씨는 조사 과정에서 문화재가 도난품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해당 문화재가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정보’ 등에 등록돼 있는 만큼 전문가인 그가 도난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그를 입건했다. 회수된 문화재들은 현재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원래 소장돼 있던 사찰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불교문화재#영산회상도#장물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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