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한발 미세먼지’ 영향도 최대 20%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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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석탄 연료… 규제 부족 탓
수도권에 연평균 15% 영향 미쳐… 정부, 관측망 설치 등 검토

북한 pm2.5 확산도 2016년 연간 북한 초미세먼지(PM2.5) 평균 배출량과 확산 정도를 나타낸 지도. 평양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또 북한발 미세먼지가 남한 중북부 지역까지 넓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 제공
북한 pm2.5 확산도 2016년 연간 북한 초미세먼지(PM2.5) 평균 배출량과 확산 정도를 나타낸 지도. 평양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또 북한발 미세먼지가 남한 중북부 지역까지 넓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 제공
흔히 국내 미세먼지에 미치는 국외 영향이라고 하면 중국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수도권의 경우 ‘북한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최대 2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한의 미세먼지 배출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열악한 연료 상황과 빈약한 환경규제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남북한 환경협력의 일환으로 북한 내 관측망 설치와 관측인력 파견을 구상하고 있다.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김순태 교수 연구진이 지난달 30일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발표한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 모사: 북한 배출량 영향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에서 넘어온 초미세먼지(PM2.5)는 하루 평균 m³당 0.5∼1.0μg이었다. 2013년 북한, 2014년 남한의 초미세먼지 배출량 통계에 2016년 기상 상황을 감안해 추산한 결과다. 남한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5μg 전후로 북한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2∼4% 수준인 셈이다.

하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북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수도권으로 넘어오는 북한 미세먼지는 연평균 3.89μg으로 전체 미세먼지 중 14.7%를 차지했다. 북풍이 많이 부는 1월에는 북한의 영향력이 더 올라가 수도권의 북한발 미세먼지는 약 20%로 추정됐다.

특히 미세먼지를 만드는 물질 가운데 나무 등 생물을 소각하면서 발생한 오염물질(OC·organic carbon)의 경우 북한의 영향력이 월등히 높았다. 1월 수도권에서 측정된 OC의 42%가 북한발이었다. 연구진은 “연료 상황이 열악한 북한에서 나무나 석탄을 많이 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북한 시골지역은 96%, 도시도 89%가 나무와 석탄을 땠다.

북한도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이 100m 이상 상공에서 평양으로 유입되는 공기의 비율을 분석해 보니 중국 방향에서 유입되는 공기가 전체의 73%에 달했다. 남한발 초미세먼지도 북한에 영향을 미쳤다. 개성의 경우 남한발 미세먼지의 비중이 최대 13.7%를 차지했다.

북한 대기질 상황을 연구해온 김용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남한이 2022년까지 연평균 미세먼지를 m³당 6μg 저감하려면 북한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향후 통일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도 남북 대기환경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최근 통일부에 북한 관측자료를 공유하고, 더 나아가 관측망을 새로 설치해 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6∼2015년 개성공단에 연구 인력을 파견해 정기적으로 대기질을 측정했으나 개성공단 폐쇄로 중단됐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미세먼지#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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