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4敵’… 가장 독한건 초미세먼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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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도 잿빛 하늘… 어떻게 다를까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29일 서울, 강원, 전북 등 전국 곳곳의 일부 지역 하늘은 하루 종일 연기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까지 찾아왔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 베이징에는 올해 첫 황사경보가 발령됐다. 누렇고 뿌연 흙먼지가 대기에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번 중국 황사는 다행히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29일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대부분 중국 북동지방으로 빠져나갔고, 일부가 약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PM2.5), 스모그 등 대기 질을 악화시키는 현상이 종잡을 수 없이 나타나면서 시민들은 대기가 뿌옇게 변하면 무조건 ‘미세먼지가 심한 날’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네 현상의 원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씩 다르다.

황사는 중국 내륙에 위치한 내몽골 사막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흙먼지를 말한다. 황사 입자는 칼륨과 철분 등 토양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입자 크기는 1∼100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이지만 공중에 떠다닐 수 있는 직경 10μm 정도의 입자만 우리나라에서 관측된다. 황사는 결막염을 유발하기 쉽다. 다만 입자가 큰 만큼 코털에서 걸러져 미세먼지보다 호흡기에는 덜 나쁠 수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산업시설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화석연료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 오염물질이다.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인체에 해롭다. 고등어나 고기를 구울 때도 다량의 초미세먼지가 나온다. 사람 머리카락 직경의 30분의 1 수준인 초미세먼지는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해 미세먼지보다 더 해롭다.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먼지를 내보내기 위해 기침이 잦아지고,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초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비염, 천식 등이 생기기 쉽다. 노인과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스모그는 광범위한 대기오염 상태를 말한다. 미세먼지와 기체상에 있는 대기오염물질이 결합해 나타난다. 스모그에 노출되면 눈과 목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따갑게 느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과 눈병,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역학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하면 전체 사망 위험은 4% 증가하고, 심혈관계 사망은 6%, 암으로 인한 사망은 8% 증가한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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