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탈 전 이스라엘 물위원회 위원장 “이스라엘, 국민 설득해 물 관리 일원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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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물관리 토론회 참석 위해 방한

수량·수질 관리를 통합하기 위해 환경부·국토부가 합동으로 13∼25일 통합물관리 전국 순회 토론회를 열었다. 마지막 날인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사에 특별한 손님이 참석했다. 이스라엘 물위원회의 시몬 탈 전 위원장(68·사진)이다. 그는 2006년 이스라엘의 물 관리 일원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 중 한 사람이다.

탈 전 위원장은 토론회 직후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이스라엘에선 오랫동안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다. 1998년에는 단수 사태까지 일어났다”며 “열악한 자연환경이 효율적인 물 관리체계를 만들 수밖에 없게 했다”고 말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이스라엘은 사실 대표적 물 부족 국가다. 국토의 3분의 2가 건조지역이고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국토 내 담수자원이라고는 동북부에 있는 갈릴리 호수가 유일한 상황에서 단 한 방울의 물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수자원 확보부터 정화·재사용에 이르는 물 관리의 전 과정을 하나의 부처 아래 두기로 결정했다. 2000년 의회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농림부를 비롯한 7개 부처로 나뉜 물 관리 권한을 ‘에너지·물부(部)’로 옮기기 시작했다. 에너지·물부 아래에 민관대표 8명이 참여하는 물위원회도 만들었다.

기존 부처의 반발에는 강력한 법으로 대응했다. 탈 전 위원장은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통합관리 취지에는 공감했기에 물법(the Water Law)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법을 만들며 예산과 제도를 모두 그 틀 안에서 짜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탈 전 위원장은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이다. 그는 “통합물관리 토론회에 민·관·전문가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놀랐다”며 “이스라엘과 한국의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이스라엘도 (관리체계 개편 때)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통합관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통계와 논리를 통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여 년간의 물 관리 체계화로 생활용수 소비량을 20% 이상 줄였다. 하수 85%는 재처리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바닷물은 담수화해 생활용수의 80%가량을 충당하고 있다. 탈 전 위원장은 “지금은 한국 곳곳에 물이 풍부하지만 기후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당장 40년 뒤 한국의 물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물의 소중함을 알고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물 관리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수량·수질 관리#통합물관리 토론회#시몬 탈 전 이스라엘 물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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