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스완 父子 “태양열-풍력만 이용해 남극횡단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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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탐험가 로버트 스완 父子
NASA 제작 극한환경용 기구 사용… 기후변화-환경파괴 관심 이끌 것

남극탐험가 로버트 스완 씨(왼쪽)와 아들 바니 스완씨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남극 횡단에 쓸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남극탐험가 로버트 스완 씨(왼쪽)와 아들 바니 스완씨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남극 횡단에 쓸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남극 횡단도 의미 있지만 더 의미 있는 것은 태양열,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만 사용해 횡단한다는 점이죠.”

남극 탐험가이자 환경보호운동가인 영국인 로버트 스완 씨(61)는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1월 중순부터 약 두 달간 아들 바니 스완 씨(23)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만 사용해 남극 대륙을 도보로 횡단할 계획이다. 남극 횡단은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에 대한 전 지구적인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계획됐으며, 이 같은 취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환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남극 대륙 1000km를 횡단하며 사용하는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뿐. 보통 남극 탐험가들은 음식을 만들고 물을 마시기 위해 에너지로 항공유를 사용한다.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 탓에 일반 기름은 쉽게 얼기 때문이다. 항공유는 극저온에서도 얼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스완 씨 부자는 이번 남극 횡단에서 태양열로 냄비를 가열하는 장비를 사용한다. 취침용 보온기구나 스마트폰 등 통신장비도 휴대용 풍력발전기나 태양전지 등을 활용해 사용한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글로벌 자연보전 구호기관 W재단은 “해당 기구는 모두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도록 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 스완 씨는 과거 극지방을 탐험하던 중 신체에 생긴 변화를 보면서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피부가 심하게 상하고 짙은 파란색이던 눈동자가 연한 하늘색으로 변해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오존층 파괴로 인해 자외선을 직접 쬐었기 때문이라는 것. 극지방을 탐험할 때마다 목격한 녹고 갈라진 얼음층도 그의 환경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앞으로 기후변화와 환경 보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환경 보호에도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면 파급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아들 스완 씨는 “7세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남극에 갔는데 이번에는 탐험 과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려 더 많은 사람과 환경 보전의 필요성을 공유할 계획”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나의 탐험 목표”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로버트 스완#남극 탐험가#nasa 제작 극한환경용 기구#남극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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