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인도 50도 폭염… 기상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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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덮친 이상 고온]세계 곳곳 고온 피해 속출

지구촌이 ‘폭염지옥’에 허덕이고 있다. 쿠웨이트는 낮 최고기온이 54도가 넘었고 중국 남부에는 최고 단계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세계 곳곳에서 이상 고온 피해가 속출했다. 한반도 역시 전례 없이 혹독한 무더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지구촌 ‘더위와의 전쟁’, 왜?

23일 중국 상하이는 낮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중국의 저장 성과 푸젠 성 등 동남부 해안 지역도 낮 최고 기온이 38∼40도를 오갔다. 미국에선 알래스카와 워싱턴 주를 제외한 48개 주에 32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미국 전역의 8∼10월 예상 기온을 보여주는 지도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지역에서 오렌지 색깔(평균 기온보다 높은 온도)을 보였을 정도.

영국 역시 17일 이후 33.5도가 넘는 무더위 탓에 런던 등 곳곳의 철도 선로가 휘어 연착 피해가 발생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는 22일 최고 기온이 53.9도까지 치솟았고, 쿠웨이트 사막지대 미트리바의 최고 기온은 21일 54도까지 올랐다. 6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더위가 찾아온 인도는 낮 기온이 50도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 속에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예상된다”고 24일 발표했다. 지구촌 이상 고온의 원인은 △온난화 △슈퍼 엘니뇨 영향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구 온도 최고 기록은 21세기 들어 2005, 2012, 2014, 2015년 등 네 차례나 경신됐다.

여기에 역대 세 번째로 강한 ‘슈퍼 엘니뇨’가 지난해 발생해 바닷물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진 상태다. 지난 15년간 강한 무역풍으로 바닷속에 온기가 저장돼 온도가 덜 올랐지만 지난해부터 바다에 저장된 온기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온난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 이례적 폭염 한국 8월 첫째 주 절정

잠 못 이루는 열대야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변 물빛공원에 열대야를 피해 온 아이들이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주말인 24일 대구 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아 올해 들어 전국 최고 기온을 나타내는 등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25, 26일을 비롯해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는 가운데 곳곳에 소나기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잠 못 이루는 열대야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변 물빛공원에 열대야를 피해 온 아이들이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주말인 24일 대구 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아 올해 들어 전국 최고 기온을 나타내는 등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25, 26일을 비롯해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는 가운데 곳곳에 소나기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016년은 더 더울 수 있다’는 경고는 올 초부터 제기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지구 평균 기온이 16.4도를 기록해 20세기 6월 평균(15.5도)보다 0.9도 높았다.

문제는 세계적 폭염의 영향이 한반도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이현수 사무관은 “이 같은 지구 환경에 놓인 한국도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지속 중이다. 올해 5월 평균 기온은 18.6도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다. 6월도 평년 평균보다 1.1도 높은 22.3도(역대 3위)를 기록했다. 7월 1∼20일 전국 평균 기온(24.3도) 역시 평년(23.8도)보다 0.5도 높다.

온난화와 슈퍼 엘니뇨 영향에 태평양의 따뜻한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을 타고 한반도로 오는 현상마저 강화되면서 다음 달 전국 평균 기온은 평년(24∼26도)보다 높을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특히 8월 첫째 주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9월도 평년치(20.5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24일 대구 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아 올해 들어 전국 최고 기온을 나타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25, 26일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고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김윤종 zozo@donga.com·김수연 기자
#고온 피해#폭염#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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