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처리방안도 없이… “火電, 짓고 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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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그린파워 2016년 6월까지 완공땐 석탄재 연간 70만t 추가로 발생
현재도 남는데 “100% 재활용” 말뿐

연간 70만 t의 폐기물(석탄재)이 발생하는 화력발전소가 구체적인 폐기물 처리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건설 중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회 강석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 삼척시 원덕읍에 들어설 삼척그린파워 1, 2호기는 폐기물인 석탄재 처리장 설치 계획 없이 공사를 하고 있다. 삼척그린파워 1호기는 이르면 2015년 12월, 2호기는 2016년 6월 완공 예정이다. 1, 2호기를 합치면 연간 70만 t의 석탄재가 발생한다. 삼척그린파워 1, 2호기를 짓고 있는 한국남부발전은 발전 폐기물인 석탄재를 매립하지 않고 전량 재활용한다는 방침. 40만 t은 레미콘 혼화재 등으로, 12만 t은 시멘트 원료로, 18만 t은 광산 복구재로 재활용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재활용 구상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금도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연간 900만 t의 석탄재가 발생한다. 이 중 80% 정도만 시멘트 원료나 레미콘 혼화재, 성토재 등으로 재활용된다. 나머지 20%는 매립되고 있다.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재가 100% 재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건 국내 시멘트 회사들이 경제성에서 더 나은 일본산 석탄재를 대량(2013년 기준 134만 t) 반입해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석탄재 매립 비용이 t당 2만 엔(약 18만4000원)이나 하는 일본은 화력발전사들이 매립 비용보다 낮은 t당 2만8000원의 처리 비용을 얹어 석탄재를 국내 시멘트 회사에 넘기고 있다. 동해안에는 삼척그린파워와 같은 규모의 화력발전소 세 곳이 역시 석탄재 처리장 없이 2019∼2021년 들어설 예정이어서 여기서 나오는 석탄재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면 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강 의원은 “환경을 생각하면 매립보다 재활용이 나은 것은 맞다”며 “우선 폐기물을 친환경 골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처리 방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화력발전소#화력발전소 폐기물#삼척그린파워#석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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