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사랑한 그녀들, 앙상블 식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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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출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빅데이터 시대에 기업들은 분석적 역량을 가진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흐름 때문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도 출간됐다. ‘21세기 섹시한 직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MBA학과의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스토리가 등장한다. 그중에서 ‘앙상블 식스’라는 이름으로 뭉친, 다양한 배경의 젊은 여성 6명에게 그들이 빅데이터를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김하나(씨와이앤파트너스) :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다양한 산업과 직군에서 일을 해보고 데이터가 가장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을 알았지만 수학이나 프로그래밍 등은 잘 몰랐기에 감히 도전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다루는 것을 즐기는데다가, 앞으로 빅데이터에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과감히 빅데이터 석사과정에 진학을 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현업에 대한 지식, 프로그래밍, 통계, 비즈니스에 대한 감각,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많은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어느 한 사람이 이 모든 것을 다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통계에 뛰어나고 누군가는 프로그래밍, 누군가는 현업의 전문가일 수 있습니다. 분명한 꿈이 있습니다. 나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사람들에게 “쟤는 저것만큼은 최고야”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유서현(녹색기후자금) : 저는 아빠가 해외에 근무하는 바람에 고교는 우즈베키스탄의 국제학교를, 대학은 스위스 로잔 호텔 경영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에야 철이 들면서 그동안 미래에 대한 준비를 너무 하지 않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고 석사과정에 진학하려고 맘먹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터라 데이터 관련 학과에 관심이 있었지만 컴퓨터, 수학, 통계학 등이 낯설어서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하니까 되더라, 성공적으로 많은 것을 얻어 가더라는 얘기가 나오도록 정말로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로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공부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초심의 각오를 잃지 않았더니 이제는 조금 자신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배운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멋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생각입니다.

홍수정(미용그룹 마니아) : 힘든 도전을 거쳐 베이징대 법대에 입학했고 더 험난한 과정 끝에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첫 직장은 전공과는 무관한 호텔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호텔 업무는 처음부터 끝까지가 기록이었습니다. 고객이 말하지 않아도 니즈를 파악하여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은 뷰티살롱인데, 법과 호텔, 뷰티어 모두 서비스업이며 고객 데이터가 중요한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보니 미용 분야에서는 수많은 데이터가 그냥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빅데이터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미용실 하나를 운영하는데도 인사, 교육, 매장운영 등 다양한 파트에서 데이터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내가 직접 선례를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진미란(메가존) : “데이터 분석 쪽으로는 업무 경험이 없네요? 학부 전공도 컴퓨터나 통계가 아니고….” 어렵사리 서류심사를 뚫고 겨우 얻은 면접 기회에서 늘 받았던 평가였습니다.

2년여의 힘든 시간을 거쳐 메가존에 입사했습니다. 메가존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계속 준비해 온 졸업 논문 때문이었습니다. 논문에 사용한 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그 기법을 왜 내가 가진 데이터에 적용하고자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하였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데이터 분석을 비즈니스에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제 막 데이터 서비스 센터팀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아직도 가야할 먼 길을 생각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습니다.


박지은(펄스나인 대표) :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네이버 해피빈에 공익마케터로 일하다가 빅데이터 석사과정에 진학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병행하면 성취도가 크지 않을 것 같아 아예 육아휴직을 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빅데이터 기술에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AI) 연구와 기술 트렌드, 새롭게 쏟아지는 논문, 프로그램 코드, 경험담 등을 따라가기엔 하루하루가 짧기만 했습니다. 졸업한 후 회사에 사표를 냈고 창업했습니다. 지독한 호기심과 열망으로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지 벌써 3년째, 아직도 매일 그 긴장감을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디자인을 AI가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여 챗봇 기반의 그림 인공지능 서비스(페인틀리)를 개발했습니다. 주인의식을 가지려는 직원이 아니라 주인으로서 만들어가는 삶을 살 수 있어서 행복하고 더 멀리 나아가고 싶습니다.


최경선(바이팅핑거스) : 어릴 적부터 전 ‘멋진’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것도 밤하늘을 수놓으며 감동을 주는 저 멋진 불꽃놀이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졸업 후에는 패션 비즈니스에서 9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나에게 어느 날 또 다른 멋진 것이 다가왔습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니! 인터넷 시대에 떠다니는 무수한 잡음 속에서 의미 있는 신호를 걸러내어 어떤 결정이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다니! 데이터 속에서 멋짐이란 것이 폭발하는 것을 본 듯했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는 해야만 하는 나는 힘들게 빅데이터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 나는 패션 브랜드들의 의상을 영상 콘텐츠화하고, 영상 콘텐츠를 바로 구매페이지로 연결하는 기술과 접목된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공지능 기법이 있다. 그중에서 요즘 최고의 성능을 나타내고 있는 기법은 여러 모델을 결합하는 앙상블 기법이라고 한다. 앙상블 식스도 서로 다른 배경과 꿈을 가진 그녀들이 서로 자극하고 격려하며 조화를 이루며 스스로에게는 물론 회사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du+#에듀플러스#데이터 사이언티스트#앙상블 식스#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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