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통합학교, 폐교 활용 휴게소… 日학교들 복합시설로 ‘다양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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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 통합학교선 특화 교과 운영… 초등 6학년이 중학 수학 선행학습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선 학생 수 감소로 빈 학교 건물을 다양한 수요에 맞춰 여러 용도로 변신시켰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초·중학교 통합 학교나 학교 건물을 지역 명소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많다.

도쿄 기타구립 오지사쿠라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쳐진 통합학교다. 2005년 기존에 있던 오지중과 사쿠라다중을 합쳐 만든 부지에 2009년 오지초를 추가해 만들었다. 학생 수 급감에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설은 ‘ㄱ’자 형태로 독립돼 있지만 관리실을 한 곳만 둬 경비를 줄였다. 체육관, 도서관 등 공용시설은 학생들은 물론이고 지역주민도 함께 활용한다.

초·중학교 통합은 교육적으로도 장점이 있다. 초·중학교가 결합해 탄생한 도쿄 사나가와 구립 히노학원에선 초등학교 6학년이 중학교 수학을 선행 학습할 수 있게 하는 등 특화된 교과과정을 운영 중이다. 초·중학교 교사들의 순환 배치로 두 학교를 오가며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모두 떠나는 바람에 폐교가 됐지만 다시 지역 명소로 거듭난 학교들도 있다. 지바현의 호타 초등학교는 지역주민이 합심해 2015년 휴게소로 재탄생했다. 1888년 개교한 이 학교는 1967년 학생이 636명까지 다녔지만 2014년 학생 수가 75명까지 줄면서 폐교됐다. 주민들은 폐교를 방치할 경우 동네 자체가 없어질 것이란 위기감을 느꼈다. 이에 학교를 고속도로 휴게소로 바꾸자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름은 학교 이름을 살려 ‘미치노에키(휴게소) 호타초등학교’라고 지었다. 일반 휴게소처럼 주차장, 식음료시설, 관광 안내소가 있을 뿐 아니라 농수산물을 파는 직매장도 운영해 지역주민의 생활을 돕고 있다. 교실을 그대로 리모델링해 만든 숙박시설은 옛 추억을 좋아하는 방문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2007년 폐교한 신주쿠구립 요쓰야 4초등학교는 도쿄 장난감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학교를 역사적 건물로 보존하고자 주민들이 기부금 3000만 엔(약 3억300만 원)을 모아 리모델링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학교#복합시설#통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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