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를 구하라”…예능 프로, 로맨스물까지 등장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7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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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미와 매직큐브’에서 수학 마법을 부리는 세미. 최미란 PD는 “학창시절 ‘수포자’였기에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수학의 원리를 최대한 재미있게 설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EBS 제공
EBS ‘세미와 매직큐브’에서 수학 마법을 부리는 세미. 최미란 PD는 “학창시절 ‘수포자’였기에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수학의 원리를 최대한 재미있게 설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EBS 제공
EBS 신작 애니메이션 ‘세미와 매직큐브’의 주인공 세미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파란 머리 소녀다. 뛰어난 두뇌에 따뜻한 마음씨까지 갖춘 그는 엑스(X)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친구이자 수학 선생님인 와이(Y)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한다.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마법을 선보이는 세미는 ‘수학술사’다.

수학을 소재로 한 대중문화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학 교과과정을 ‘덜 지겹게’ 만들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활용하는 정도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추구하는 추세다.

세미는 2014년 수학 교육 사이트 EBS Math의 수학 강의 동영상에서 강사를 맡았던 캐릭터다. 하지만 세미의 모험을 다룬 ‘세미와 매직큐브’에는 칠판이나 수학공식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수학적 사고력을 활용해 풀 수 있는 퀴즈가 이야기 전개의 열쇠가 된다. 최미란 PD는 “단순히 수학 교과과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며 “‘세미…’는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즐길만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종영한 tvN ‘나의 수학 사춘기’는 ‘수학 에듀 예능’을 표방했다. 이천수, 박지윤 등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출연진이 스타 강사와 함께 수학을 공부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로,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곱셈 빨리 하는 법 같은 ‘꿀팁’을 전수해 호응을 얻었다. ‘맘 카페’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와 함께 볼만 한 착한 에듀 예능”으로 입소문을 탔다.

수학을 소재로 한 로맨스물까지 등장했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하비영 작가의 ‘수학 잘하는 법’은 의대 편입을 준비하는 수학 영재의 사랑을 그린다. 순수과학이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과 수학 전공자들이 겪는 고민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연재를 시작해 4회 만에 팬 카페까지 만들어졌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취미로서의 공부’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이들에게 ‘애증의 과목’이었던 수학이 대중문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며 “수학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은 유익한 정보를, 성인들은 학창 시절의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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