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엔 창의적 공간 즐비…국내외 기업도 한양대 창업에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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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문제 해결과 협력 능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대표적인 역량이다. 한양대는 이런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자 캠퍼스 공간부터 수업 방식까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학생들이 HIT건물 로비에 만들어진 오픈스페이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학생들이 HIT건물 로비에 만들어진 오픈스페이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우선 2015년부터 캠퍼스 건물 1층을 학생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015년 이영무 총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목표 중 하나다. 이 총장은 교수 시절부터 교내에 공부하거나 회의할 곳이 부족해 카페를 전전하는 학생들을 보며 공간 문제를 고민했다. 학생 중심의 복합공간에서 창의성 교육을 하고 있는 해외 명문대 사례를 벤치마킹해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기존 공간을 철거하고 학생들이 쉬면서 토론할 수 있도록 의자, 소파 등 편의시설과 컴퓨터, TV 등 설비를 구축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 총장은 동문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이렇게 모인 동문들의 기부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한양대 캠퍼스 건물 1층에는 학생을 위한 16곳의 열린 공간이 생겼다. 이 총장은 “앞으로는 단편적 지식이 아닌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라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하며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공부를 하려면 열린 공간이 우선 필요했다”고 했다.

한양대는 지난해 12월 개방형 창업 공간인 ‘코맥스 스타트업타운’을 만들었다. 세상을 바꿀 창업 인재를 길러내고자 학교와 동문들이 힘을 합쳐 만든 공간이다. 지상 2층 규모의 컨테이너 건물에는 협업공간인 ‘유니콘룸’과 ‘데카콘룸’, 3D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팩토리’와 휴게 공간 등이 있다.

한양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캠퍼스 공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한양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캠퍼스 공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한양대 공학관에는 연구와 제작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휴온스 팹랩’ 공간도 있다. 팹랩은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제품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시작돼 현재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문 기업인인 휴온스글로벌 윤성태 부회장의 기부로 공학관 2개 층을 리모델링한 휴온스 팹랩에는 3D프린터룸, 메이킹룸, 학생 라운지 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자 수업 방식도 혁신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토론과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수업인 ‘문제해결학습방법(PBL-Problem Based Learning)’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일방적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소통능력을 키울 수 있다.

PBL 수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조언해 줄 현장 전문가가 필요하다. 한양대는 지난해 ‘산업연계교육 자문위원회(IAB)’를 꾸리고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의 모든 학과 당 7∼10명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실제 현장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또 PBL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한양대 ERICA캠퍼스에는 단과대마다 PBL 수업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 서울캠퍼스도 내년까지 총 24개 PBL 전용 강의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PBL 수업을 접한 학생들은 “현장을 배운 소중한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상반기 진행된 ‘문화콘텐츠 필드프로젝트’ 수업은 한양대 PBL 수업의 대표 사례다. 영상 콘텐츠에 관심 있는 4학년 학생들로 꾸려진 팀 ‘비기오’는 김치호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지도 아래 올 5월 열린 아시아모델페스티벌에서 일본 전자제품 기업인 파나소닉의 제품 광고기획과 제작을 맡았다. 학생들은 파나소닉의 4가지 제품을 게임 캐릭터에 빗댄 3분11초짜리 광고를 제작했다.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 광고는 이틀 만에 5만 건의 뷰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팀 비기오 학생들은 “문제해결능력 향상은 물론 ‘진짜 현장’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실제 기업에서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 돌발변수, 엄격한 기한 등을 몸소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팀 비기오 뿐만 아니라 다른 두 팀도 1000억 원 규모의 게임 캐릭터를 기획하는 프로젝트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복합문화공간 활성화 방안을 세우는 업무를 진행하며 현장을 경험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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