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김정은, 대화 원하면 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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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에 놀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도를 바꿔 대화를 갈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은 25일 오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입을 빌린 담화에서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회담 취소 6시간 만에 나온 김정은의 담화에는 불과 하루 전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며 ‘핵 대 핵의 대결장’을 외치던 호기(씩씩하고 호방한 기상)는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이 황급히 낮은 자세로 바꾼 것은 어떻게든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다급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외부 공세엔 늘 더 거친 반격으로 맞서던 아버지 김정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태도라면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정중한 비공개 서한을 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정상회담 ‘재고려’를 위협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미국에 대한 ㉠나팔수(자기의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말이나 입장을 따라 외워 대는 사람) 뒤에 숨었다.

무엇보다 비핵화 방식도 기존 단계적 해법을 고수했다. 이래선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씻을 수 없다. 북한은 전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도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과정’이라고 규정해 핵보유국 지위임을 은연중 드러내 자발적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만들었다. 이런 태도라면 북한은 실책을 만회할 수 없고 한반도는 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와 최대의 압박 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북-미 간 대화 복원이냐, 극한 대결이냐는 김정은의 결단과 행동에 달려 있다. 대화는 언제든 되살릴 수 있다. 그 전제는 김정은의 진정한 변화다.

동아일보 5월 26일자 사설 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나팔수’의 의미를 고려해 다음 중 나팔수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고르세요.

① 토론할 때 주제와 찬성·반대 입장에 대해 꼼꼼히 조사해 오는 준혁

② 토론할 때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서 말하는 희수

③ 토론할 때 무조건 준혁의 생각과 같다고 말하는 현진

④ 토론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은 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민서

2.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에게 신뢰에 대해 생각하게끔 합니다. ‘믿을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주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글로 써봅시다.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김정은#대화#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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