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어학특기자전형 내년엔 안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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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년부터 폐지-축소 방침… 학생-학부모 반발에 단계 추진키로

교육부의 대입 간소화 정책에 따라 주요 대학이 어학특기자전형을 없애려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해당 전형을 준비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교육부가 단계적 축소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은 내년부터 어학특기자전형을 폐지 또는 축소하는 입시안을 마련했다. 고려대의 국제인재전형, 서강대의 알바트로스전형, 연세대의 인문계열 특기자전형, 이화여대의 어학우수자특별전형, 한양대의 글로벌한양전형이 이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2015학년도 대입제도를 9월에 발표하면서 특기자전형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대학들은 이 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우려해 어학특기자전형을 대폭 줄일 방침이었다.

하지만 학부모와 수험생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어학특기자전형은 일반전형에 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학교생활기록부의 영향이 없거나 미미하다. 이 때문에 수능이나 학생부에 대비하지 않았던 어학특기자전형 준비자들은 ‘대학이 갑자기 전형을 바꿔 대입 3년 예고제와 신뢰를 깼다’며 최근 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201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소송 대상에는 11개 대학이 포함됐다. 교육부는 16일 대학에 공문을 보내 기존 전형방식을 운영하거나 점진적으로 모집 규모를 축소하면서 특기자전형을 운영하면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기존 방침을 뒤집은 셈이다.

이에 대학들은 일단 내년 입시에서는 어학특기자전형을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조정할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양대의 경우 2003∼2013학년도 입학생 3만1434명 가운데 어학특기자전형으로 입학한 861명의 학부 성적을 계열별로 분석했다. 인문·상경계열은 성적이 비특기자와 비슷했지만 자연계는 상당히 떨어졌다. 자연계에 어학특기자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일반전형 입학생에 비해 평점(4.5점 만점)이 평균 0.4점, 공통기본과목인 미적분학은 0.57∼0.89점 떨어졌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대입#어학특기자전형#대입 간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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