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가 논란, 해외서도 주목…CNN “하우스 오브 호러”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2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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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단어를 영어로 표기…"부하에게 군림하는 권력자"

대한항공 일가의 폭언 등 갑질 논란이 연일 불거지는 가운데 외신에서도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뤄 주목된다.

CNN은 21일(현지시간)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을 위시한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폭언 논란을 ‘땅콩 격노 일가의 내부(Inside ’nut rage‘ family)’라는 표제어를 붙여 보도했다.

기사는 “생강 구입을 잊었다고 무릎 꿇기를 강요하고 폭행했다. 지각을 했다고 발로 차고 침을 뱉었다. 운전을 너무 느리게 한다고 물을 끼얹었다. 겉보기에 아무 이유 없이 대걸레 손잡이로 이마를 때렸다”고 이 전 이사장의 폭언·폭행 논란을 소개했다.

매체는 또 “하우스 오브 호러(House of horror)”라는 부제 하에 대한항공 일가의 평창동 자택을 소개한 뒤 “이 전 이사장의 수년에 걸친 학대가 이뤄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검찰 공소장을 인용해 정원사 등에 대한 이 전 이사장의 폭행과 폭언 혐의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매체는 아울러 “도자기 그릇 대신 봉투에 마카다미아넛을 담아 제공했다는 이유로 두 명의 대한항공 직원들을 괴롭힌 오명의 ‘땅콩 분노’ 사건”이라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의 2014년 땅콩회항 사건을 소개하기도 했다.

CNN은 이어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인터뷰와 대한항공 노조의 가면 집회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 웹사이트의 한 탄원서에는 항공사명에서 ‘대한(Korean)’을 빼 달라는 내용이 있다”고 대한항공 일가에 대한 국내 여론의 공분도 전했다.

매체는 다만 “이 일가(대한항공)만 직원들에 대한 학대 혐의를 받는 게 아니다”라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과 송명빈 마커그룹 회장의 직원 폭행 혐의를 함께 소개했다. CNN은 이 과정에서 ‘갑질’이라는 단어를 알파벳으로 ‘gapjil’이라고 표기, “부하에게 군림하는 권력자를 일컫는 한국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CNN은 “이 논란(대한항공 논란)은 한국의 사업과 정치를 지배하는 엘리트 가족 내부의 ‘갑질’에 대한 전국적 논쟁을 유발했다”고 지적, 재벌 총수 일가에 의한 갑질 논란이 한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고 시사했다.

매체는 아울러 “한국의 경제는 ‘재벌(chaebols)’이라고 불리는 가족경영 대기업에 지배되고 있다”며 “(양 회장과 송 회장은) 둘 다 사과했다. 그러나 종종 최고경영자(CEO)들은 법적 처벌에 직면하지 않는다”고 재벌 총수 일가 또는 기업 지배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행태도 비판했다.

매체는 특히 땅콩회항 사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항공법 위반이 법정에서 유죄로 인정돼 몇 달 간 감옥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박 전 사무장을 괴롭힌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고 결국 항로변경죄라는 더 심각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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