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진로교육에 맞춰진 철저한 준비와 실천 의지가 경남 교육의 자랑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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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교육청 제공
경남교육청 제공
《 진학 중심 교육 폐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경남교육청의 진로 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종훈 경남 교육감의 진로교육에 대한 철학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 및 다양한 교육 수단은 진로교육 활성화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박 교육감은 이른바 ‘진보 교육감’이면서도 한국 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고 미래 세대에 필요한 자질을 채워주는 데 진로교육의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교육감 2기를 시작한 박종훈 교육감을 집무실에서 만나 ‘경남 진로교육’에 대해 들었다. 》

2기 교육감 임기를 시작했다.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미래 역량을 기르는 교육 체제를 만드는 데 힘쓸 것이다. 미래사회는 지식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상상에 도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경남교육청은 △수업 혁신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미래교육 인프라 구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경남의 진로교육은 체계, 실행, 교사들의 마인드 등에서 모범적이라 할 만하다. 진로교육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

“적성과 흥미를 바탕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은 학생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래서 경남교육청은 ‘다양성의 가치’와 ‘미래성’에 바탕을 둔 진로 중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진로교육이 중요하지만 일방통행 진로교육 정책은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경남교육청은 어떻게 고비를 넘었나?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충실한 진학정보 프로그램에 실어 전달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해마다 7월 경상대에서 열리는 대학진학박람회는 인기가 높다. 이 박람회에서는 진학정보와 더불어 △학과 탐색 △학과 종류 컨설팅 △진로체험 △고입정보 특강 △고입상담 등을 해주고 있다. 학생, 학부모는 물론 대학에도 꼭 필요한 박람회로 인식돼 올해는 98개 대학이 참여했고 3만 8000여 명의 학생·학부모·교사들이 다녀갔다.

경남대입정보센터에서 개발한 ‘학업역량 JUMPing-UP 프로그램은 ‘아이좋아-U’앱에서 활용 가능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교 3년 동안의 학업 역량 변화 추이를 보면서 진로·진학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420명의 중고교 진로전담교사 모임인 경남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의 균형 잡힌 진로와 진학 교육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진로교육의 신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전국적 모범사례이기도 하다.”

경남교육청의 진로교육 체계와 단위 학교에서 이뤄지는 진로·진학교육에 대해 설명한다면…

“2017년 2월 ‘경남교육청 진로교육 진흥 조례’를 제정해 도내 전 초중고교 959개교에 진로전담교사를 배치했다. 이어 진로진학 전담 장학사와 진로전담교사 및 진학 전문교사를 뽑아 경남진로교육센터와 경남대입정보센터를 운영 중인데 각각 진로진학 정보와 학교의 진로진학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의 18개 시군에는 진로직업체험센터가 있는데 창원, 통영, 김해, 양산에는 진로교육지원센터 전담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공사 중인 경남진로교육원은 앞으로 경남 진로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진로체험, 진로 콘텐츠 개발·보급을 통해 진로교육 종합센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특히 45명 이상의 직원 중 일부 인력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단위학교 진로교육은 주로 진로 활동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매년 초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심리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적성 △흥미 △가치관 △성숙도 등을 파악하고 진로교육에 활용한다. 교육청은 ‘찾아가는 중·고 진로진학설명회’와 ‘찾아가는 대입설명회’를 통해 진로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사이버 진로진학상담실도 운영하고 있다. 진로교육 최일선에 있는 진로전담교사뿐만 아니라 3학년 부장 등 일반 교사, 학부모들에게까지 자녀 진로상담, 진로 캠프, 학습 코칭 등 다양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학부모 대상 콘서트와 연수에는 매년 2400명 정도가 참석할 정도로 학부모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교육청의 진로교육 가치가 들어 있는 학교나 교육기관을 소개한다면?

“먼저 2010년 전국 최초로 설립한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를 들 수 있다. 이 학교에서는 배움 공동체 수업을 통해 상생교육을 일상화 하고 있다. 수업시간과 방과 후 그리고 기숙사 생활을 통해 배움 나누기를 실천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덕성, 배려, 봉사도 강조하고 있다. 공부보다 다양한 적성과 재능을 가진 학생을 위한 학교도 많다.

올해 처음 문을 연 창원예술학교는 예술 분야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일반고 1학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한다. 고성음악고등학교와 밀영영화고등학교도 음악과 영화에 꿈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북유럽의 ‘애프터 스콜레’를 본뜬 창원자유학교는 보통교과와 대안교과로 구분해 프로젝트 수업과 체험 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다. 마을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과 지역주민들에게 체험 교육을 하는 센터형 마을학교인 행복마을학교도 호응을 얻고 있다. 올 3월 14일 ‘파이(π) day’에 개관한 창원 경남수학문화관은 전국 최초로 설립된 수학문화관으로 수학교육의 패러다임을 체험 중심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창원에 들어설 미래교육 시스템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2021년 준공 예정인 미래교육 테마파크는 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진다. 여기에는 IT, AI, 3D, 코딩, 로봇 체험 등 미래사회와 밀접한 체험시설이 집중적으로 들어선다. 또, 도전하고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Maker Space, 세계 최대 규모의 수학체험 탐구관, 도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원, 미래형 첨단 강의실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진로교육과 융·복합돼 학생들의 사고력, 창의력, 상상력을 키우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선안에 대한 의견은?

“교육부가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 확대하도록 권고하고 고교학점제를 2025년 이후로 미룬 것에 대해 대단히 아쉽게 생각한다. 학생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개발해 주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본인을 대입제도개선 연구단장에 선임한 만큼 대입제도 개선에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많은 의견을 모으겠다. 경남교육청은 강점이 있는 진로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 교육 본질을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



박종훈 교육감은

- 1960년 경남 마산 출생
- 마산고 졸업(1984)
- 경남대 정치학 박사(2001)
- 창원 문성고 교사(1984∼2002)
-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 사립위원장(2002)
- 경남 교육위원(2002∼2010)
- 제16대, 17대 경남 교육감(2014∼2022)

창원=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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