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부자가 배우는 경제]비트코인 광풍… 가상화폐가 뭐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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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동아일보DB
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동아일보DB
1년 동안 무려 2000% 폭등한 이것은 고정된 가격이 없고 발행 주체도 없습니다. 2009년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가상화폐입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요즘 각종 뉴스에 등장하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다’라고 말하면 학생들은 가상화폐가 뭔지 감이 안 온다고 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리니지 게임의 ‘아덴’, 사이월드의 ‘도토리’ 등이 가상화폐입니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각 통신사의 ‘포인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빵집에 가서 통신사 포인트로 돈처럼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이죠. 처음 비트코인을 사용한 사람은 피자 두 판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에서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의 합성어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고난도의 수학 문제를 풀면 찾을 수 있도록 2100만 개만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문제를 풀어 비트코인을 얻는 작업을 ‘채굴’이라고 합니다. ‘금이나 광물 등을 채굴한다’라고 표현하는데 거기에서 착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든 네트워크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채굴하도록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1650만 개가 채굴되었다고 합니다. 고난도의 수학 문제를 사람이 풀기에는 너무 어려워 채굴기라는 컴퓨터 서버로 풀고 비트코인을 채굴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소풍 가서 했던 보물찾기 아시죠? 처음에는 찾기 쉬워서 여기저기에서 찾았다는 함성이 나오죠. 그러곤 점점 찾기 어려워졌던 기억이 날 겁니다. 이처럼 가상의 공간에 2100만 개의 보물(비트코인)을 숨겨 놓았는데, 컴퓨터를 이용해 문제를 풀어야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 현재 1650만 개의 보물을 이미 찾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의 경우 일반인들은 개인 간 거래나 사설 거래소를 통해 돈을 주고 삽니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빗썸’이라는 곳입니다.

현재 1비트코인당 가격이 너무 올라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을 했을 때 1000원이 대략 0.00004∼0.00006비트코인 정도입니다. 최근 가격은 비트코인당 1800만 원을 넘나들고 있죠. 예를 들어 식당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고 식사 값을 카드나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려 할 때 시세에 맞게 환산해 0.0007749비트코인이 나오면 그만큼을 지불하면 됩니다. 통신사에서 멤버십 코드를 찍어서 차감되듯이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찍어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전 세계에서는 수백 종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0여 종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종류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리플, 비트코인골드, 라이트코인, 모네로, NEO, IOTA 등이 있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고 다음이 이더리움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식당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만 가능하면 누구나 제한 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데 이 계좌를 전자지갑이라고 합니다. 비트코인이 들어있는 자신의 휴대전화 전자지갑에서 상대방의 전자지갑으로 송금이 가능하며 송금은 QR코드를 스캔하면 된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이 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동아일보 10월 11일자 이 지면의 금리에 관한 기사(‘금리는 누가, 어떻게 정할까요’)를 보면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시중에 나와 있는 돈의 양(통화량)을 조절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2010년 중앙은행이 화폐의 가치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그리스에서 은행이 파산하자 그리스 부자들이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비트코인이라고 합니다. 가상화폐는 중앙기관이 없어도 거래가 안전하게 되도록 외부 위협으로부터 해킹을 막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또 11월 15일자 환율에 대한 기사(‘기러기 아빠들은 왜 환율 상승이 무서울까?’)에서는 우리가 외국으로 여행 갈 때 그 나라의 돈으로 환전을 해야 한다며 환율에 대해 설명했는데 가상화폐는 각 나라의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수료 등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통해 세계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주식시장의 경우는 하루 등락폭이 제한되어 있고 시간, 규제 등 여러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에는 아직 어떠한 장치나 제도가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익명성이 보장되니 인터넷 암거래나 불법적인 일에 악용될 수도 있지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은 올해 4월 비트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해 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이 12월 11일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습니다(선물옵션이란 미래 일정 시점의 가격을 미리 예측하여 결정하고 지금 거래하는 것). 지금까지 기축통화는 달러였죠? 그러니 미국의 반응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 나라는 중국, 일본, 한국입니다. 각 나라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다른데 유독 우리나라의 가격 변동 폭이 크다고 합니다. 인도나 러시아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움직이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 방침을 제도권 편입의 기회로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화폐는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라며 가상화폐의 투자 과열과 범죄 위험에 규제를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고 한편으로는 금융이나 거래 측면에서는 혁신적인 면이 있으므로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가상화폐가 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안정될 필요가 있는데, 현재의 심한 가격 변동 상황에서는 화폐로서의 기능보다는 투기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있으므로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가상화폐의 흐름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수많은 가상화폐 중 어떤 것이 살아남을까요?
 
김영옥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강사
#가상화폐#비트코인 광풍#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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