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아빠’ 피의자 구속영장 “유족에 죄송, 평생 사죄하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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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고 피의자 허모 씨(37)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31일 발부됐다.

청주지법 이현우 판사는 허 씨의 영장(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실질심사에서 “도주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허 씨는 영장실질심사 전 취재진과 만나 “숨진 피해자와 그 유가족에게 정말로 죄송하다.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을 친 것을 몰랐느냐’는 질문에 “사고를 낸 것은 알았지만 사람인 줄은 몰랐다”고 거듭 부인했다.

허 씨는 10일 오전 1시 반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몰고 가다 강모 씨(29)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허 씨가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음주운전 사범에게 적용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했다. 이에 따르면 허 씨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26%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셈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숨진 강 씨의 모교인 강원 가톨릭관동대 총동문회와 교육공학과 동문회는 강 씨 유족을 돕기로 뜻을 모았다. 교육공학과 05학번인 강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동문들은 연락망을 통해 강 씨 아내와 3개월 후에 태어날 아기를 돕기로 하고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강 씨와 같은 과 동기 23명은 10일 사고 발생 직후부터 수시로 연락을 통해 강 씨를 돕기 위한 방법을 찾아왔다. 동기인 권영우 씨(28)는 “부인이 임용고시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3개월 후 태어날 아기도 당분간 뒷바라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씨는 또 “지난해 10월 결혼식 때 직접 가서 축하해줬는데 그 자리가 마지막 만남이 됐다”며 “1살이 많은 강 씨는 착하고 책임감 강한 형이자 동기였다”고 덧붙였다.

교육공학과 동문회도 05학번 동기들의 지원 계획을 파악한 뒤 동문회 차원에서 돕는 방안을 찾기로 했으며 가톨릭관동대 총동문회도 이번 주 중 임원회의를 열고 유족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권은동 가톨릭관동대 총동문회장은 “전국적인 관심을 끈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해자가 모교 출신인 것을 알고 더욱 안타까웠다”며 “동문회 차원에서 유족들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씨는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준비를 돕기 위해 화물차 기사로 일 하다 변을 당했다. 당시 현장에서 강 씨가 아내를 위해 들고 가던 크림빵이 발견되면서 ‘크림빵 뺑소니’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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