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JSA 관리서 유엔사 빠져라”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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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합의 따라 만들 공동관리기구, 미군 주축인 유엔사 빼고 민족끼리”

북한이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향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총괄 관리할 ‘JSA 공동관리기구’에서 미군이 주축인 유엔군사령부(유엔사)를 배제해야 한다고 우리 군 당국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에 따라 JSA는 그동안 유엔사가 관할하며 남북 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아왔는데 앞으로는 유엔사가 JSA 관리에선 빠지라는 것이다.

2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여러 차례 군 당국에 “JSA 공동관리기구를 남북 인원만으로 구성하자. JSA는 우리 땅이니 관리 임무에 유엔사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요구를 반복하고 있다.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남북 군사합의에는 JSA에서 소총 등 화기를 철수하고 기존 남북 초소를 봉인하는 등의 비무장화를 마친 뒤에는 남북 및 유엔사 등 3자가 JSA 공동관리기구 구성 등을 논의한다고 되어 있다. 3자는 지난달부터 JSA 비무장화 및 남북 공동경비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3차례 회의를 열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뒤에서 한국을 상대로 “유엔사는 개입하면 안 된다”고 압박하는 양동 작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계속된 요구에 군 당국은 ‘JSA 관할권이 있는 유엔사를 배제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정전협정 이후 최초로 남북 및 유엔사 3자 회의에 응하며 유엔사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실제로는 유엔사 무력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줄곧 “유엔사가 판문점선언 이행을 방해한다”거나 “미군 지휘를 따르는 유엔사는 곧 미군”이라고 주장해 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jsa#유엔#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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