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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전승민]겨울올림픽, 과학실력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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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전승민]겨울올림픽, 과학실력으로 ‘고고씽’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수석기자 입력 2018-02-26 03:00수정 2018-05-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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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동아사이언스 수석기자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수석기자
전 국민의 관심이 한데 모였던 평창 겨울올림픽도 마침내 막을 내렸다. 한국의 메달 합계 성적은 7위. 일본이 11위다. 일본에 비해 겨울이 짧고, 경제 규모도 작은 한국이 이 정도 성적을 올린 건 괄목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성적표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마냥 기뻐할 일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한국은 스케이팅 이외의 종목에서 메달이 나오면 ‘기적을 일궈냈다’는 기사 제목이 달린다. 스켈레톤의 윤성빈, 스노보드의 이상호 등 특출한 선수들이 분투해 주긴 했지만, 이런 점이 국가의 스포츠 역량 발전과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아쉽다. 피겨스케이팅도 김연아의 은퇴 이후 아직 메달과 거리가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은 이와 정반대다. 효자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이고 피겨스케이팅, 노르딕복합, 스노보드, 스키점프, 프리스타일스키 등 다양한 종목에서 꾸준히 메달을 따는 저력을 갖고 있다.

원인이야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겨울이 짧다, 겨울스포츠 기업이 성장하기도 어렵다, 엘리트 위주의 육성 정책이 오히려 저변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는 지적은 겨울올림픽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하나 있다. 선수들을 도울 과학기술 연구에 과연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스케이팅 분야는 메달 효자 종목이니 과학적인 지원이 든든하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을 중심으로 국내 여러 연구진의 전폭적인 지원이 꾸준히 이어졌다. 선수의 체격에 맞는 스케이트를 제작해 주고, 팔 동작이나 버릇을 일일이 체크해 경기복을 만들어 준다. 선수들을 도와주기 위해 ‘뭘 좀 아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그런데 그 이외 분야는 아직 척박하다. 몇 해 전, 스키의 구조와 원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보는 해설 기사를 쓰려던 기억이 있다. 당시 국내에서 스키의 제작 방법이나 소재, 운동 원리 등을 설명할 수 있는 과학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학이나 연구소의 물리 전문가 몇 분에게 무작정 문의해 봤지만 “스키 바닥에 왁스를 바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혹시 몰라 몇 곳의 스키, 스노보드 수입 판매 회사에도 문의했지만 “우리는 판매만 할 뿐 제작법은 잘 알지 못하니 제작사의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라”고 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일명 ‘썰매’ 종목 역시 이와 비슷한 기억이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국내에선 관련 연구자가 전무했다. 다행히 최근엔 윤성빈 선수가 훈련 과정에서 일부 과학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이 스켈레톤 금메달, 봅슬레이 은메달에 기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전반적인 연구 역량은 세계에 비해 떨어진다. 보드, 썰매 분야에서 한국의 메달이 ‘기적’으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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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케이팅 분야 연구 역량은 세계적이다. 새로운 지식이 우리 손에서 나올 때가 많고, 그래서 우리의 우위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우리는 겨울올림픽 전 분야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개발을 시작할 때다. 겨울올림픽의 이면에선 국가가 쌓아온 과학기술을 서로 겨루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수석기자 enhanced@donga.cm


#평창 겨울올림픽#스켈레톤 윤성빈#스노보드 이상호#엘리트 위주 육성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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