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아직 못 끊으셨나요]금연치료 환자 본인 부담금 20% 선으로 줄어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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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활성화 위해 11월부터 시행… 저소득층은 약값 내지 않아도 돼
8주짜리 치료 과정도 도입할 계획

지난달 금연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던 회사원 김모 씨(38)는 금연 치료를 포기하고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군대에서 담배를 배운 뒤 매일 한 갑을 피우다가 올해 담뱃값이 2000원가량 인상돼 고민 끝에 찾은 병원이었다. 그러나 금연 치료를 받는 기간이 12주로 지나치게 길었고, 김 씨 본인이 부담해야 되는 돈도 20만 원에 가까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 씨는 무작정 담배를 줄여보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금연 치료를 받은 흡연자는 3월에 3만9718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후 6월에는 1만8334명 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김 씨같이 높은 본인 부담금 또는 긴 치료기간 탓에 금연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부터 금연치료를 받을 때 환자 본인 부담금이 낮아지고 저소득층은 그동안 부담했던 약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

올해 초 담뱃값을 2000원가량 올리면서 홍보비를 제외한 금연 치료 예산을 984억 원으로 잡았지만 이 중 78억 원(8%)밖에 쓰지 않았고, 내년도 금연 관련 예산을 줄이는 등 정부가 사실상 금연 치료에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놓은 조치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금연 치료비의 40%를 내던 환자 본인 부담금은 20% 선으로 줄어든다. 12주 과정의 금연 치료를 받을 때 현재 19만2960원인 환자 부담금이 8만8990원으로 줄어드는 것. 또한 12주 금연 치료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따라 8주짜리 금연 치료 과정도 도입할 계획이다. 금연 치료 6개월 후 금연에 성공했을 때는 10만 원도 추가로 받게 된다.

저소득층은 이번 개편안에 따라 무료로 금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은 현재 금연 치료를 받을 때 약값을 제외한 치료비를 전액 지원받고 있다. 이번 개편안으로 약값 역시 국가가 전액 지원한다.

그러나 이 같은 개편안에도 금연 치료를 희망하는 흡연자가 늘지는 의문이다. 이미 흡연율이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어 가격으로 인한 흡연율 억제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금연치료사업 외에 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금연클리닉’ 사업에 참여하는 흡연자의 등록 수도 올해 3월(5만9672명) 최고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해 7월에는 3만3502명으로 줄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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