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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민속촌에 웃음과 탄성… 그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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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민속촌에 웃음과 탄성… 그들이 나타났다

이지운 기자 입력 2018-09-19 03:00수정 2018-10-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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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촌 명물 떠오른 캐릭터들
“소리꾼, 드랍 더 장단∼!”

13일 오후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 한복 차림에 갓을 쓴 소리꾼이 폭풍 비트박스를 쏟아내자 노천극장으로 150명 넘는 관객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국악 장단과 힙합 댄스가 어우러진 ‘이상한 나라의 흥부’ 뮤지컬 공연에 세 살배기 어린아이부터 서양인 노부부까지 어깨를 들썩였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영상을 찍는 관객도 있었다.

무대의 주인공은 민속촌의 ‘캐릭터’들. “살아 숨쉬는 민속촌을 만들자”는 취지로 2013년 첫선을 보여 이제는 민속촌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됐다. 조선 시대 인물로 ‘빙의’해 민속촌 분위기를 살리는 게 이들의 임무다. 관람객들은 이들의 말재간에 넘어가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살짝 맞거나 흙바닥에 물로 그림을 그리는 ‘그림 도깨비’의 재주에 빠져들기도 한다. 9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조선동화실록’ 축제 기간에 캐릭터들은 동화 속 등장인물로 활약한다.

“저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랍니다. 혹시 오시는 길에 나무꾼 못 보셨소? 제가 찾아 헤매던 나무꾼이 바로 당신인가요∼?”(용감한 선녀)

한국민속촌의 대표 캐릭터 5인방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활약상을 담은 공식 유튜브 채널 ‘속촌 아씨’는 구독자가 40만 명에 이른다. 꿈에 그리던 캐릭터를 만나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 팬도 종종 있단다. 왼쪽부터 이야기 도깨비(신동혁·29), 용감한 선녀(하효정·26), 흥부(김정원·28), 그림도깨비(송영진·23), 변사또(김탁·33).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에헤… 또 시작이구먼. 저 선녀, 실은 5000년째 ‘모태 솔로’라네. 난 내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전생엔 장사꾼이었다지. 자네 나랑 야바위 한 판 하지 않겠는가?”(이야기 도깨비)

캐릭터들은 고요하던 민속촌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들의 활약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알려지면서 2016년 관람객 수는 2011년에 비해 35% 늘었고, 2049 연령대의 관람객 비중도 40%에서 85%로 높아졌다.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하는 열혈 팬도 생겼을 정도. 그림 도깨비, 변사또 등 터줏대감 캐릭터들은 어엿한 유튜브 스타가 됐다.

“부모님 말씀 안 듣고 여자친구 속 썩이는 못된 관람객 혼내주는 게 내 일인데, 요즘은 사인 받으려고 줄을 선 관람객들 때문에 도통 곤장 칠 시간이 안 나. 20일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온 팬도 있다네. 엣헴!”(변사또)

“내가 이방으로 일할 적에 오래 지켜봐서 잘 아는데, 저 사또 공부 정말 못한다오. 양반이면 다야? 자기나 잘할 것이지. 쳇!”(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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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매년 3월 ‘조선 스타’라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20 대 1에 이른다. 넘치는 끼와 흥을 가진 이들이 몰려드는 오디션 자체도 SNS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올리곤 한다. 한국민속촌 남승현 마케팅팀장은 “민속 퍼레이드, 국악 비보이 공연 등 다양한 새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더 젊고 활기찬 민속촌을 만들되 전통 보전과 교육이라는 본래 목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한국민속촌#캐릭터#그림 도깨비#변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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