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맛있는 ‘골목길의 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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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삼각지에 한 식당이 있다. 전복 요리를 중심으로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월 방어와 꼬막, 2월 새조개, 이런 식으로 메뉴가 나오다 경매에서 참치라도 들여오면 참치 파티가 열린다.

아쉽게도 세 팀 정도 들어오면 손님을 사양할 정도로 공간이 좁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주인장은 지인이나 단골의 양해를 얻어 옆 식당으로 보낸다. 좀 기다리면 옮긴 식당으로 음식이 배달된다. 단, 술은 이동한 식당의 것을 이용하는 조건이다. ‘식당 품앗이’다.

심지어 주인장과 오랜 인연이 있는 손님들은 육질이 좋은 고기 등 식재료를 가져와 야외에서 굽는다. 이들은 주변 식당 손님뿐 아니라 행인들이 관심을 보이면 고기 몇 점을 권한다.

특정 식당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맛과 서비스, 가격, 공간의 편안함…. 하지만 내가 굳이 삼각지를 찾는 이유는 정(情)에 끌려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같은 골목 풍경이 그립기 때문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제철 음식#식당 품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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