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 전문기자의 스님의 밥상을 엿보다] <5회> 금수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1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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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소중하다.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에 ‘먹는 것은 사는 것’이다. 음식에는 마음이 들어있다. 만든 이와 먹는 이의 마음이 음식을 통해 만난다. 음식은 삶에 활력소를 준다. 색다르고,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먹는 것은 일상의 재미중 하나다.

대중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먹방’ ‘쿡방’ 덕분이다. 요리는 어렵고 귀찮은 게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소박하기만 한 스님들의 밥상에도 마음과 즐거움이 있다.

스님들의 밥상에는 어떤 마음과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1년간 그것을 찾아 나선다. 》

금수암(錦繡庵)은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 호젓하게 자리 잡은 작은 암자다. 이름은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아름다운 암자라는 뜻. 금수암에는 아름다음과 함께 사람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푸근함이 있었다.

이 절에는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대안스님이 산다. 스님은 사찰음식을 “생명체에게 미안함이 덜한 감사한 식사법, 생명체에게 감사함을 주는 당당한 식사법이다. 생명을 덜 해치니 이번 생에서도 마음 편하고, 다음 생에서도 누군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으로 믿을 수 있는 부처님의 인연공양법이다”고 말한다.

스님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금수암에서 사찰음식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음식에 대한 집착은 버린 지 이미 오래”라고 말한다.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불법을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이다.

2편에서는 금수암의 음식을 소개한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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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암의 대중(식구)인 꽃순이, 대안스님(왼쪽), 덕인스님의 산책. 저녁 공양 후 스님들이 세살짜리 삽살개 꽃순이를 앞세우고 벚꽃이 만발한 금수암 입구 길을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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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스님(오른쪽)과 덕인스님이 저녁 예불을 올리고 있다. 덕인스님은 작년 10월부터 1000일 기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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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의 토우(흙인형) 중 하나만을 포커싱했다. 왠지 이 토우만이 골똘하게 화두를 참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이 토우들은 금수암 안의 ‘금당사찰음식문화원’에 있는 것으로 한 신도가 만들어서 기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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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봄날, 금수암 요사채 앞의 돌절구에 까치 한 마리가 내려 앉아 목을 적시고 있다. 돌절구에는 언제나 물이 차있어 목마른 새들에겐 오아시스나 마찬가지. 금수암 주위에는 날짐승, 길짐승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을 배려하는 스님들의 마음도 한 몫 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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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스님(왼쪽)이 지은스님(가운데), 덕인스님과 함께 차담을 나누고 있다. 지인스님은 친언니로 오랜만에 찾아왔다. 스님들의 차담을 지켜보는 꽃순이의 진지한 품새는 아무래도 꽃순이가 전생에도 스님들과 인연이 맺었던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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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담을 할 때는 향도 피운다. 스님은 차를 우릴 때 향을 살라 차 맛을 더 그윽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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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스님과 꽃순이가 금수암 주변 들녘에서 머위를 따고 있다. 절 주변에는 수십여 가지의 나물들이 계절 따라 스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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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스님과 지관들이 곧 들어설 법당 자리의 방향을 잡고 있다. 다양한 시설을 갖춘 법당이 세워지면 금수암은 좋은 환경을 발판삼아 불교와 사찰음식을 더 활발하게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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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인스님이 다림질을 하며 지은스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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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암 요사채에 걸려있는 풍경 뒤로 지리산 웅석봉의 밭머리재 능선이 아스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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