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학원수업까지 받는 인적성 시험, 이게 최선입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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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원 수업까지 받는 황당한 기업 인적성 평가
이게 최선입니까?

#.2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이게
제 직무적성과 맞는지 모르겠어요”

취업준비생 연세대 4학년 조병은 씨(25)는
기업 인적성 시험 이야기에 한숨부터 쉽니다

#.3
인성 평가와 적성 평가를 합친 인적성 시험.
인성 평가는 지원자의 성격 유형 및 조직 적응력,
적성 평가는 지원자의 직무 적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1995년 삼성이 SSAT(현재 GSAT)로
시작한 후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이 잇따라 도입해
이제 취업의 핵심 관문이 됐죠.

#.4
공부해야 할 과목이 언어, 수리, 추리, 역사 등
10과목이 넘다 보니 명문대생도 최소
하루 2¤4시간씩, 3¤6개월간
인적성 시험 공부를 해야 하죠.

4월 현대차그룹 인적성 평가에 취준생 10만 명,
LG그룹 인적성 평가에는 1만 명이 몰렸습니다.

#.5
하지만 이상한 문제도 많은데요.

“○사이에 있는 X의 총 개수는?”
“획수가 같은 한자끼리 묶인 것은?”
“다음 소금물의 농도는?”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확인한 일부 기업의
인적성 평가 문제는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6
더 큰 문제는 취준생들이 지원 직무와
상관없이 모든 과목을 ‘공통’이란
이름으로 시험본다는 것.

이과 취준생은 역사, 문과 계열은
수리 추리도형이 포함된 적성 평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토목공학 전공자로 건설사 입사를 준비하는데
역사 과목이 있어 당황스럽다.
토목과 역사의 직무 연관성이 무엇인지
기업에서 설명해 주면 좋겠다”
충북대 임우영 씨(24)

#.7
인적성 사교육 시장은 취준생의 불안을
배경삼아 쑥쑥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집은 권당 평균 2만 원이 넘고
반년마다 최신판이 등장해 취준생 부담을 가중시키죠.

한 설문조사에서 취준생의 59.8%가
“인적성 평가 준비 비용이 너무 비싸다”
고 답했죠. 대치동 수능 강사가 인적성
강사로 전업해 성공하는 사례도 많고요.

#.8
대기업 시각은 취준생과 다릅니다.
인적성 시험 성적이 좋으면 소위 비명문대생에게도
취업문이 열리기에 오히려 스펙위주 채용을 보완할 수단이라는 거죠.

“스펙 위주 채용이 비판받는데
인적성 평가까지 사라지면 이를 대체할
다른 시험이 등장해 취준생을 괴롭힐 것”
C사 관계자

#.9
하지만 취준생들은 취업을 준비하며
또 다른 수능까지 치르느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한다고 불만이 많죠.

“인적성 시험은 출제기관과 사교육
시장만 키우는 제도다. 힘없는 취준생을
상대로 자행되는 양민학살을 멈춰달라”
취준생 동영준(가명·30) 씨

#.10
“인적성 평가 논란의 근본 원인은
대기업만 선호하고 중소기업을 기피
하는 일자리 미스매치다.
정부 차원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7. 5. 4(목)
원본| 김배중 기자
기획·제작| 하정민 기자 · 신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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