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토어]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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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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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후원자 에르메스의 기풍 오롯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지하 1층에 위치한 ‘프로므나드’ 박물관. 나무처럼 서 있는 기둥에 구멍을 파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의 손자인 에밀 에르메스가 모은 각종 소장품을 전시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지하 1층에 위치한 ‘프로므나드’ 박물관. 나무처럼 서 있는 기둥에 구멍을 파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의 손자인 에밀 에르메스가 모은 각종 소장품을 전시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꽃샘추위도 물러나 봄옷을 마음껏 입어도 좋은 때다. 새 옷을 장만하는 것도 좋지만 구두나 스카프 같은 소품만 잘 활용해도 새로운 기분을 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입구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를 지난달 29일 방문해 올봄 새로 나온 상품들을 살펴봤다. 에르메스코리아 본사가 있는 이 6층짜리 건물은 제품을 파는 매장(1, 2층)뿐만 아니라 갤러리(3층), 박물관과 북카페(지하 1층)까지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에르메스의 정신이 건물 곳곳에 어우러져 있다.

○ 구두, 스카프 하나면 봄의 여신

‘염소 스웨이드 가죽 발레 슈즈’를 집어 들었다. 색상은 파랑, 노랑, 오렌지다. 생기발랄하다. 고무 밑창이 유연하고 부드럽다. 신발을 신고 한들한들 소풍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원피스나 핫팬츠에 블라우스를 입고 신으면 잘 어울린다.

송아지 가죽 플랫폼 샌들.
송아지 가죽 플랫폼 샌들.
‘송아지 가죽 플랫폼 샌들’은 바구니 패턴의 가죽으로 만들어 버드나무 바구니를 연상시킨다. 뒷굽이 12cm로 꽤 높지만 앞굽이 있어 신었을 때 피로감을 최대한 줄였다는 게 에르메스 측 설명이다. 샌들 디자인이 화려한 만큼 심플한 슈트나 청바지에 재킷을 입는 등 의상은 최대한 단순하게 입는 것이 포인트. 개성 강한 디자인이지만 원피스에도 잘 어울리는 등 의외로 쉽게 소화할 수 있다. 원피스나 핫팬츠 등과 함께 입을 경우 샌들과 보색을 이루는 발목 양말을 신으면 멋쟁이가 될 수 있다.

푸른색과 노란색, 붉은색 등 20개가 넘는 화려한 색상이 어우러진 정사각형의 스카프 ‘자이언트 서머 트윌 랄브하이’에도 눈을 돌렸다. 에르메스는 스카프를 만들 때 색상 수만큼 일일이 실크스크린을 해 색을 낸다. 색상이 30개라면 30번 실크스크린을 한 것이다. 가벼운 실크 소재로 만든 이 스카프는 가로세로가 각각 140cm로 넓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카프로 몸의 앞뒤를 감싼 뒤 묶으면 원피스처럼 입을 수 있다. 스카프를 펼쳐 윗부분은 목 뒤로 매듭을 지어 묶고, 아랫부분은 허리 뒤에서 묶은 뒤 재킷을 받쳐 입으면 블라우스처럼 보인다. 재킷이나 카디건 안에 톱으로 받쳐 입을 수 있고, 목이나 허리 등에 감고 있다가 쌀쌀할 때 풀어서 숄처럼 둘러도 된다. 애나멜 뱅글과 함께 해도 예쁘다.

○ 갤러리, 박물관, 북카페 갖춰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는 에르메스가 파리, 뉴욕, 도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설립한 플래그십 스토어다. 황금색 유리 외벽에 지하 4층, 지상 6층으로 총면적은 7745m²(약 2346평)이다.

지하 1층에 있는 ‘프로므나드’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 푸른 조명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곡선 커브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흰색 바닥이 거울로 마감 처리된 천장에 반사돼 흡사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나무처럼 서 있는 기둥은 색색의 가죽 단면으로 둘러싸여 고운 색감을 뿜어냈다. 기둥 안에는 창업주인 티에리 에르메스의 손자인 에밀 에르메스가 모은 각종 소장품을 전시했다. 나무에 구멍을 파 보물을 숨겨 놓은 것 같았다. 이들 소장품은 파리에서 말의 안장을 만드는 마구상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패션 그룹으로 성장한 에르메스의 174년 역사가 담겨 있다. ‘카페 마당’의 책장에는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일본어로 된 책들이 진열돼 있다. 갤러리에서는 국내 신인 작가를 발굴해 마련한 기획 전시회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에르메스는 2000년 한국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에스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제정했다. 2006년부터 비디오아트 작가를 발굴해 이들의 작품을 전 세계에서 순회 상영하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공연을 후원하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는 전통을 중시하고 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에르메스의 정신이 잘 구현된 곳이다. 국내에서 이처럼 브랜드 가치를 치밀하게 구현한 해외 고급 브랜드 매장은 드물다. 그래서 에르메스 제품을 굳이 사지 않더라도 한 번쯤 들러 박물관을 둘러보거나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발리, 타이보 비즈니스 백 - 데니사 슈즈 출시▼


스위스 가방 및 신발 명품 브랜드 발리는 1일 남성 비즈니스 백 ‘타이보(Taibo·사진)’와 여성용 슈즈 ‘데니사(Denisa)’를 출시했다. 타이보는 가벼운 염소 가죽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여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고 통기성이 우수하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넉넉한 수납공간으로 많은 서류를 넣고 다니는 비즈니스맨에게 적합하다. 크로스 끈이 내장돼 있어 숄더백 스타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은 130만 원. 발리가 올봄 신제품으로 선보인 데니사는 부드러운 곡선이 여성미를 돋보이게 해주는 제품으로 이번 시즌 여성 슈즈 트렌드인 웨지힐 스타일을 적용해 안정감 있고 멋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블랙, 레드, 아이보리 등 세 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으며 가격은 11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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