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인간의 계산을 벗어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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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5국 2보(18∼33)

백 18을 둔 뒤 백 20으로 귀에서 막는다. 백 20으론 21의 곳을 눌러 막는 것도 두터워 보이는데 흑이 20의 곳으로 밀고 들어가면 실속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대신 흑 21 때 백 22로 물러서는 것이 정수. 흑 25까지 백 두 점은 뜯기지만 백 22, 24로 벽을 만들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백 26으로 상변에 즉각 뛰어든 것이 박력 있는 수법. 흑도 27로 중앙을 막고 나선 것이 좋은 대응이다.

백 30. 이런 수가 인간에겐 참 애매하다. 백 30처럼 선수하는 것이 이득일까. 인간은 명쾌하게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흑 31이 놓이자 흑의 약점이 없어졌고 백 30이 흑의 두터운 모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형국이다. 인간의 기존 이론대로라면 백 30은 악수 내지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수로 평가받을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가 뒀기에 ‘뭔가 계산이 섰겠지’라는 긍정이 있을 뿐이다.

백은 32로 상변 백과 좌상 쪽을 연결하려고 한다. 흑으로선 쉽게 백을 연결시켜주면 너무 싱겁다. 흑 33이 알파고의 전매특허와 같은 수법. 백이 귀를 지키기 위해 참고도 백 1로 받으면 흑 2로 이단 젖히는 수가 있다. 8까지 흑이 성공한 모습. 그렇다면 백은 다른 응수를 찾아야 하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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