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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만난 사람]데뷔 15주년 ‘god’ 재결합 이끈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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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만난 사람]데뷔 15주년 ‘god’ 재결합 이끈 김태우

임희윤기자 입력 2014-09-13 03:00수정 2014-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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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그 춤 추려니… 폐가 터지는 줄 알았죠, 하핫”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울샵엔터테인먼트 4층 스튜디오에서 만난 가수 김태우는 더이상 ‘키 크고 노래 잘하는 막내’가 아니었다. 어느덧 작곡가, 프로듀서, 제작자가 돼 있었다. “헤어진 god는 부부싸움을 한 가족 같아요.” “언젠가 반드시 다시 만나게 돼 있죠.” 이런 그의 단언도 이젠 거짓말이 아니다. 다섯 남자는 다시 함께이니까. 왼편 액자 속 왼쪽 인물은 김태우의 부친 김종호 씨. 김태우와 함께 소울샵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을 사진에 담아두고 싶었어요.”(김태우)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세기가 그린 미래, 21세기에 접어든 지도 벌써 15년이다. 인류가 꿈꾼 시간여행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 그건 아직 영화, 꿈에서나 등장하는 신기루다.

최근 몇 달간 시간여행 비슷한 걸 체험한 인류를 만났다. 남성그룹 god의 메인 보컬 김태우(33). 15년 전, 20세기의 끝자락에 남성그룹 god의 고교생 막내 멤버였던 그는 이제 가요기획사의 대표이고 두 아이의 아빠다. 1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15년 전, 그러니까 1999년 데뷔한 5인조 god는 한국 남성그룹 계보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했다. ‘어머님께’ ‘거짓말’ ‘길’ 같은 감성적인 노래는 춤과 함께 듣지 않아도 좋았다. 리듬을 타는 가벼운 손동작과 멤버 위치 이동만으로 충분했다. 남녀노소의 감성에 호소했다. ‘거짓말’이 든 3집(2000년)이 180만 장, ‘길’이 담긴 4집(2001년)이 170만 장 넘게 팔렸다. 이들을 두고 ‘국민그룹’이란 조어가 생겨났다.

국민그룹의 후기는 순탄치 않았다. 2004년 윤계상이 탈퇴한 뒤 4인 체제로 두 장의 앨범(‘보통날’ ‘하늘 속으로’)을 냈지만 예전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큰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올해 7월, 5인 체제로는 12년 만에 낸 앨범 ‘챕터 8’은 음원 차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god의 색채를 유지한 신곡 ‘미운오리새끼’ ‘하늘색 약속’ ‘우리가 사는 이야기’는 god 팬덤을 넘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4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울샵엔터테인먼트 5층에서 신장 190cm의 거구가 손을 내밀었다. 2009년 ‘사랑비’의 인기로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한 김태우는 데뷔 때보다 키만 4cm 더 큰 게 아니다. 이번 ‘g5d’(5인 체제 god) 재결합을 이끌었다. ‘챕터 8’을 공동 프로듀스했다. 지난달 30∼31일 대전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한 달 반 동안 이어진 15주년 전국 순회공연을 마친 김태우의 눈은 쉽게 젖어들었다. 서울 광주 대구 부산 대전을 돌며 마주한 7만 명 넘는 관객의 눈처럼. 전전날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 뒤 과음하고 ‘빤쓰 바람’으로 잤더니 그만 감기가 왔다는 김태우의 목소리는 안개를 머금은 듯 더욱더 허스키했다.

―재결합 콘서트를 봤어요. 나이 탓인가요. 격렬하게 춤출 때마다 멤버들 모두 힘들어 보이던데….

“‘니가 있어야 할 곳’을 할 때는 정말 폐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하핫. 연습할 땐 괜찮았는데 관객 앞에 서니까 흥분해서 더 세게 추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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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도 콘서트를 보러 왔죠?

“그날 무대에서 저흰 스무 곡을 불렀고, 그걸 3만 명이 랩 부분까지 다 따라 불렀어요. 근데 그 스무 곡을 만든 사람이 한 사람이었죠. 진영이 형은 다른 관객과 똑같이 공연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줬어요. 꼭 2000년대 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god 음악의 9할이었던 박진영 씨에겐 이번에 왜 신곡을 의뢰하지 않았죠?

“왜 안 했겠어요. 좋은 곡 써달라고 했죠. 근데 그때 진영이 형이 엄청 바빴어요. ‘너희 곡 쓰는 데 몰입할 수 없는 조건이면 안 쓰는 게 맞는 것 같아. 다른 작곡가랑 작업해서 다른 색깔 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하시더라고요. 5월에 이단옆차기랑 작업한 ‘미운오리새끼’가 발매됐을 때 (진영이 형한테) 전화가 왔어요. ‘내가 썼어도 이렇게 못 썼을 것 같다’고. 기분이 묘했죠.”

―god 재결합 얘기는 언제부터 나온 건가요.


“제가 군 제대하던 2009년부터 얘기를 꺼냈어요. 쭌이 형(박준형), 계상이 형이 하는 얘기를 제가 나머지에게 전달하고, 나머지도 마찬가지…. 제가 소통창구였죠. 어느 팀에나 오지랖 넓은 행동대장 있잖아요. 제가 ‘사랑비’ 내고 바빠지면서 1, 2년이 정신없이 흘러갔어요. 멤버들마다 사건, 사고도 있었고…. 쭈니 형은 할리우드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찍다 허리를 다쳐 3년이나 재활을 했죠. 미국 갈 때마다 형 만나서 설득도 해봤고요. 근데 올해 15주년이 되고 멤버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유해지고, 안 좋았던 기억도 좋은 추억이 되고, 탈퇴한 계상이 형한테 쌓인 오해도 풀리고 하면서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죠. 계상이 형이 2012년 방송 뒤풀이 술자리에서 그랬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god 꼭 하자.’ 전 속으로 ‘예스!’를 외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음반 기획에 들어갔죠. 하핫.”

―가요계도 많이 변했죠. 앨범 콘셉트를 잡기 힘들었겠어요.

“8집 작업을 하기 전에 1∼7집을 반복해 들어봤는데 답은 거기 있었어요. 처음엔 god가 요즘 스타일의 음악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단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근데 멤버들과 의논하다 ‘god는 장르가 필요 없는 거구나’ ‘다섯 명의 목소리가 합쳐지면 그게 바로 god구나’ 하는 결론에 닿았어요. 우리의 가장 큰 힘은 음악에 메시지가 있다는 거였잖아요.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 일반 사람들이 고민하고 기뻐하고 아파하고, 그런 걸 음악에 녹여냈던 게 가장 컸죠. 편곡과 랩의 흐름에 세련미를 더하되 본질을 지키기로 했죠.”

―처음엔 막내가 앨범 프로듀싱을 맡는다는 데 대해 형들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을 것 같아요. 지난 7장의 god 앨범 모두 박진영 씨가 프로듀스한 거였잖아요.

“전 그래도 이쪽(가요계)에서 가수이자 제작자로 노하우를 쌓아왔는데, 초창기엔 형들이 말 잘 안 들었죠. 하핫. 힘들게 제작해온 1, 2번 곡을 들려주고 나서야 인정을 받은 것 같아요. 여기 소울샵에서 녹음하고 안무 연습을 하는 동안 형들이 자꾸 ‘막내’ ‘막내’ 하면서 볼도 꼬집고 하니까 회사에서 그래도 대표이사인 제 권위가 직원들 보기에 영…. ‘형들, 이럴 거면 이제 우리 회사 오지 마라!’고도 했죠. 하핫.”

2011년 결혼한 아내 김애리 씨도 이곳 소울샵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재직 중이다.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서울대 연구원을 지낸 재원이다. 장모는 국내 1호 색채 전문가로 꼽히는 한국케엠케색채연구소 김민경 소장이다.

―아내는 어떻게 만났나요.

“2010년 소개팅이란 걸 첨 해봤어요. 그때 만나서 1년 반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만난 지 3개월 만에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했어요. 이지적이고 현명한 여자와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MBC ‘목표달성! 토요일-god의 육아일기’(2000년 1월∼2001년 5월 방영)는 가족생활 예능 프로그램의 효시 격이잖아요. 멤버들 중에 가장 먼저 결혼하고 진짜 아빠가 돼 보니 어떻던가요. 그때 경험이 도움이 돼요?

“와이프가 놀라더라고요, 너무 잘하니까. ‘어디 숨겨둔 애 있는 거 아니냐’면서. 하핫. 그때 체득한 게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아기 안는 법, 기저귀 가는 법…. 세 살배기 소율이, 두 살배기 지율이 모두 딸인데 재밌게 키우고 있어요.”

―god 유일의 유부남으로서 형들한테 장가 좀 가라고 보채지 않나요.

“소율이, 지율이 보면 형들 (좋아서) 난리 나죠. 형들이 나이 드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나 봐요. 결혼생활에 대해 저한테 많이 물어봐요. ‘결혼 상대로는 어떤 여자가 좋냐’고 해서 ‘그건 본인 필(느낌)이 안다. 느껴지면 (결혼)하라’고 했어요.”

―손호영 씨에게는 안 좋은 일도 있었잖아요. 그땐 어땠나요.

“형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전 왜 그랬는지 이해가 돼요. 형이 몸도 좋고 남자다워 보이는데, 실은 되게 여려요. 남에 대한 배려심이 너무 많아요. ‘내가 좀 상처 입어도 상대에겐 상처주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요. 지금은 너무 좋아요. god를 다시 하면서 자신감도 얻은 것 같아요.”

7월 12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15주년 재결합 콘서트 무대에 선 남성그룹 god. 왼쪽부터 김태우, 손호영, 박준형, 윤계상, 데니안. “데니 형, 우는 거 맞을걸요. 완전 감성 래퍼….”(김태우) 소울샵엔터테인먼트 제공
―콘서트 때 호영 씨가 ‘god에서 무한긍정을 맡고 있다’고 한 건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무한긍정 맞아요!”

―윤계상 씨가 팀을 탈퇴했을 때는 어땠나요.

“그땐 멤버들 전부 계상이 형 혼자 연기자가 되고 싶어 나간 걸로 알고 원망했는데, 그게 아니었단 걸 몇 년이 지나서야 알았죠. 계상이 형은 그때 연예계 일을 아예 그만두려고 했대요. 이런 얘기를 재작년에 TV 예능 프로그램(올리브TV ‘윤계상의 원테이블’)에서 멤버들 모두 처음 들은 거예요. 10년간의 오해가 풀리면서 그때 다 같이 울고….(이때 김태우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흩어진 다수가 다시 모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god 재결합에 영감을 준 다른 재결합이 있었나요?


“5월에 낸 싱글 ‘미운오리새끼’의 대표 이미지로 다섯 멤버가 손을 모아 포갠 사진을 골랐잖아요. 이건 미국 록 밴드 본 조비의 ‘킵 더 페이스’ 앨범 표지를 따라 한 거예요. 본 조비 음반 제목처럼 ‘신의를 지킨다’는 의미도 있고, 그들처럼 오래가는 팀이 되자는 뜻도 있죠. 미국 밴드 ‘이글스’ ‘뉴키즈 온 더 블록’ ‘백스트리트 보이스’가 합친 것도 멋졌어요. 클럽풍의 댄스 음악이 대세인 시기에 그런 록 밴드나 보컬 그룹이 돌아오고, 또 성공을 거둔다는 건 대단한 일이죠. 저희의 재결합은 물론 ‘팬 지오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죠.”

―운영하고 있는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어떤 회사인가요.

“가수 길건과 메건리가 소속돼 있는데요. 11월쯤 남성 솔로 가수 한 명을 더 데뷔시킬 거예요. 아이돌 그룹 출신인데 작사 작곡 편곡 건반 연주 노래 춤 모두 출중해요. 물건이 될 거예요.”

―기획·제작자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뭔가요.

“스테디셀러가 많은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요즘 가수들 생명력이 짧잖아요. 가수란 게 사실 오래할 수 있는 직업이거든요.”

―제2의 god를 만드는 건 어때요.

“안 그대로 머릿속에 5인조 신인 남성그룹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해 나갈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어요. 당연히 god처럼 만들어보고 싶죠.”

―근데 god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다음 달 25일 오후 6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열어요.(16일 오후 8시 입장권 예매 개시·4만4000∼14만3000원·1544-1555) 그 뒤 활동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어요. 내년에 또 한 번 앨범을 낼 수도 있고요. 완전 좋거든요, 지금 분위기!”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김태우#god#재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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